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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적 존재로 치부되는 장애인, 장애 특성별 ‘맞춤 성교육 프로그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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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8회 작성일 23-08-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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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소희 입력 2023.08.02 16:31 수정 2023.08.02 16:32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욕이란 인간의 전 생애 과정에서 중심축에 해당하는 중요한 개념이다.”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인간이 성욕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인간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무성적 존재’로 치부되어 성적 호기심을 무시당한 채, 성에 관한 지식을 학습할 기회로부터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

비장애인 중 성인이 되어서까지 생식기 위생 관리법, 임신 방법 등과 같은 기본적인 성 지식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비장애인은 성장하는 과정 속 다양한 영상 자료‧교재를 활용하거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성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인 중 상당수는 청소년 시절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생식기 위생 관리법을 알지 못하거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성적 도전 행동을 보이는 등의 경우가 많다.

비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장애인이 상대적으로 성에 대해 무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나타난 결과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장애 특성별 ‘맞춤 성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시중에서 출판되고 있는 성교육 교재는 비장애 아동만을 고려해 제작된 경우가 많아 장애 아동이 이 교재를 이용해 성을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 한 일에 가깝다.
공교육 또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을 책임지고 있지 않아 성교육 공백의 책임은 고스란히 가정이 짊어지고 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산, 경남 지역 부모 218명을 조사한 황순영의 연구(2016)에 따르면 “자녀에게 성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답한 부모는 203명(95.8%)이었지만,
‘학교‧복지 기관의 도움을 받아 자녀에게 성교육을 했다’고 답한 부모는 65명(29%)에 불과했다.
집에서 혼자 성교육을 진행한 91명의 부모들은 그림‧사진 자료(29.5%)와 비디오‧동영상(28.6%) 등의 교육 자료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의 확충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장애의 특수성을 고려한 성교육 정책이 도입돼야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성교육이 장애인 성학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협의회(이하 협회)가 2019년 12월 2일 발표한 전국 38개의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 지원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협회가 지원한 장애인 상담 건수는 32,905건이었으며,
이 중 성폭력 상담 건수는 약 85%인 27,978건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성폭력 상담 건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통계적인 수치와 더불어 장애인 성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언론에 보고되고 있는 만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중 가장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장애 특성별 맞춤 성교육 프로그램’의 실현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볼 시점이다.

물론 지난달 18일 장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성교육 및 성범죄 예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실효적인 장애 특성별 맞춤 성교육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관계 당국의 관심과 행정‧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무성적 존재로 치부되지 않고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오길 희망한다.

*이 글은 밀알복지재단 대학생기자단 원소희 단원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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