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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위험" 언론 각성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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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22회 작성일 20-06-22 08:58본문
장난감 총 들고 위협? 정신병원 탈출? “혐오”
SNS까지 부정적 영향…가이드라인 제작 시급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9일 정신장애 관련 언론보도 기준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검증되지 않은 범죄사건과 정신장애인을 직접 연결하거나, ‘정신장애인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왜곡된 언론보도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언론 자체적으로 각성해 가이드라인을 제작,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9일 정신장애 관련 언론보도 기준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국내 유일 정신장애인 당사자 언론인 마인드포스트 박종언 편집국장은 국내 정신장애 언론 보도 현황의 문제점을 짚으며, 정신장애 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작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신장애인을 치안적 대상으로 포섭해 사회적 위험의 대상으로 분류하거나, 정신장애인을 ‘국민’의 영역으로 수용하지 않고 격리, 배제하려는 논조로 쓰인 기사들은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나아가 낙인과 차별을 확산하는 데 일조한다는 것.
박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이 풍선껌을 훔쳤다고 하면 기사화가 되는 반면, 비정신장애인이 비누를 훔쳤다고 해서 기사화가 되지 않는다. 언론이 일단 정신장애인이 위험하다는 측면으로 프레임을 짜서 들어오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안인득 사건이나, 김성수 사건 이후 정신장애인을 폭력적이고 살해할 수 있는 표상으로만 회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창녕에서 9살 아이를 마구 폭행한 계부와 친모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언론은 친모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약을 먹지 않아서 증세가 심해졌다고 썼다. 조현병과 학대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냐고 언론들에 항의했고, 총 10곳 중 2곳에서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기자들이 어떤 사건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면 그것을 중심 고리로 놓는 방식은 혐오”라고 지적했다.
편집국장은 “정신질환자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위협하다 붙잡혔단 기사가 있다. 비정신장애인 같은 경우는 뺏고 훈방시키면 되는데, 정신장애라는 이유로 큰 의미가 되고 보도가 된다. 위험하고 폭력적인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것”이라면서 “그 기사를 본 언론 소비자들은 정신장애인은 위험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안정을 위해 산속이나 멀리 떨어진 정신병원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기꺼이 동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병원에서 ‘탈출’이란 제목 또한 혐오다. 쇼생크탈출도 아니고, 병원에서 잠시 잠깐 나오는 일탈적 행위를 무장공비 남파된 것 같이 왜곡시켜 버린다”면서 “실제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신장애인 범죄는 200만 건인 반면, 정신장애인은 이중 0.4%인 8900건밖에 안 된다. 정신장애 병명의 기사화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 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작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박 편집국장은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은 언론을 통해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배운다고 답했다. 미디어가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을 생각할 때 정신장애인의 권익 옹호와 평등한 권리를 위해서는 현재 언론이 가진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해체할 필요가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정신장애인 언론 보도 준칙을 완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장애학회 윤삼호 이사는 실제 정신장애 관련 언론 보도 기준이 있는 영국의 언론인 단체 전국언론인연맹과, 호주의 정신장애인 지원 단체인 마인드프레임의 가이드라인 사례를 통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두 개의 가이드라인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통계, 언어, 인터뷰 방법, 당사자 기자의 경험담, 잘못된 오해에 대한 팩트 체크 등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년 호주인 5명 중 1명꼴로 정신병을 겪는다’ 등의 객관적 통계를 제시했으며, 용어 문제에 대해서도 '정신병 환자', '미치광이' 등을 '정신병을 가진 사람'으로, '그 사람은 정신분열증이다'를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등으로 완화해 표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정신장애인은 폭력적이고 신뢰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폭력적인 사람들 대부분은 정신병 병력이 없고, 정신장애인 대부분은 폭력 이력이 없다. 정신장애인은 가해자가 되기보다 폭력과 범죄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등의 팩트를 제시하고 있다.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신석철 센터장은 “실제로 어느 정신장애인 자립주택에 대해서 ‘미친놈들을 살게 하면 어떻게 하냐’는 항의가 있었다. 비장애인이 느끼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미지가 ‘미친놈’, ‘지역에서 살 수 없는 존재’다. 언론이 그런 편견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사건만 터지면 기사 헤드라인에 조현병을 부각한다. 지난해 언론보도 지침서를 마련해서 배포했지만, 조현병에 대한 안 좋은 보도는 쏟아지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언론보도 지침서가 마련돼서 편견이 작게나마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미진 조사관은 “부정적인 기사가 개인 SNS로 이어져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권 조사관은 “최근 위원회에서 정신장애 관련한 기사 빅데이터 결과 분석을 실시했는데, 6개 언론에서 10년간 총 1662건이 보도됐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등 특정사건이 발생하면 기사들이 급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들에 대해서 개인 SNS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소셜빅데이터 총 78만건 중 92%가 부정적 내용이다. SNS에서는 규율이 없기 때문에 욕설 또한 많다”면서 “특수한 사건이 일어나면 기사가 폭증하고 기사를 중심으로 SNS가 뿌려진다. 근본적으로 기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모니터링센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NS까지 부정적 영향…가이드라인 제작 시급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9일 정신장애 관련 언론보도 기준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검증되지 않은 범죄사건과 정신장애인을 직접 연결하거나, ‘정신장애인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왜곡된 언론보도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언론 자체적으로 각성해 가이드라인을 제작,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9일 정신장애 관련 언론보도 기준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국내 유일 정신장애인 당사자 언론인 마인드포스트 박종언 편집국장은 국내 정신장애 언론 보도 현황의 문제점을 짚으며, 정신장애 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작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신장애인을 치안적 대상으로 포섭해 사회적 위험의 대상으로 분류하거나, 정신장애인을 ‘국민’의 영역으로 수용하지 않고 격리, 배제하려는 논조로 쓰인 기사들은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나아가 낙인과 차별을 확산하는 데 일조한다는 것.
박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이 풍선껌을 훔쳤다고 하면 기사화가 되는 반면, 비정신장애인이 비누를 훔쳤다고 해서 기사화가 되지 않는다. 언론이 일단 정신장애인이 위험하다는 측면으로 프레임을 짜서 들어오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안인득 사건이나, 김성수 사건 이후 정신장애인을 폭력적이고 살해할 수 있는 표상으로만 회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창녕에서 9살 아이를 마구 폭행한 계부와 친모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언론은 친모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약을 먹지 않아서 증세가 심해졌다고 썼다. 조현병과 학대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냐고 언론들에 항의했고, 총 10곳 중 2곳에서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기자들이 어떤 사건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면 그것을 중심 고리로 놓는 방식은 혐오”라고 지적했다.
편집국장은 “정신질환자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위협하다 붙잡혔단 기사가 있다. 비정신장애인 같은 경우는 뺏고 훈방시키면 되는데, 정신장애라는 이유로 큰 의미가 되고 보도가 된다. 위험하고 폭력적인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것”이라면서 “그 기사를 본 언론 소비자들은 정신장애인은 위험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안정을 위해 산속이나 멀리 떨어진 정신병원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기꺼이 동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병원에서 ‘탈출’이란 제목 또한 혐오다. 쇼생크탈출도 아니고, 병원에서 잠시 잠깐 나오는 일탈적 행위를 무장공비 남파된 것 같이 왜곡시켜 버린다”면서 “실제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신장애인 범죄는 200만 건인 반면, 정신장애인은 이중 0.4%인 8900건밖에 안 된다. 정신장애 병명의 기사화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 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작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박 편집국장은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은 언론을 통해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배운다고 답했다. 미디어가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을 생각할 때 정신장애인의 권익 옹호와 평등한 권리를 위해서는 현재 언론이 가진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해체할 필요가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정신장애인 언론 보도 준칙을 완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장애학회 윤삼호 이사는 실제 정신장애 관련 언론 보도 기준이 있는 영국의 언론인 단체 전국언론인연맹과, 호주의 정신장애인 지원 단체인 마인드프레임의 가이드라인 사례를 통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두 개의 가이드라인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통계, 언어, 인터뷰 방법, 당사자 기자의 경험담, 잘못된 오해에 대한 팩트 체크 등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년 호주인 5명 중 1명꼴로 정신병을 겪는다’ 등의 객관적 통계를 제시했으며, 용어 문제에 대해서도 '정신병 환자', '미치광이' 등을 '정신병을 가진 사람'으로, '그 사람은 정신분열증이다'를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등으로 완화해 표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정신장애인은 폭력적이고 신뢰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폭력적인 사람들 대부분은 정신병 병력이 없고, 정신장애인 대부분은 폭력 이력이 없다. 정신장애인은 가해자가 되기보다 폭력과 범죄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등의 팩트를 제시하고 있다.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신석철 센터장은 “실제로 어느 정신장애인 자립주택에 대해서 ‘미친놈들을 살게 하면 어떻게 하냐’는 항의가 있었다. 비장애인이 느끼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미지가 ‘미친놈’, ‘지역에서 살 수 없는 존재’다. 언론이 그런 편견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사건만 터지면 기사 헤드라인에 조현병을 부각한다. 지난해 언론보도 지침서를 마련해서 배포했지만, 조현병에 대한 안 좋은 보도는 쏟아지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언론보도 지침서가 마련돼서 편견이 작게나마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미진 조사관은 “부정적인 기사가 개인 SNS로 이어져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권 조사관은 “최근 위원회에서 정신장애 관련한 기사 빅데이터 결과 분석을 실시했는데, 6개 언론에서 10년간 총 1662건이 보도됐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등 특정사건이 발생하면 기사들이 급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들에 대해서 개인 SNS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소셜빅데이터 총 78만건 중 92%가 부정적 내용이다. SNS에서는 규율이 없기 때문에 욕설 또한 많다”면서 “특수한 사건이 일어나면 기사가 폭증하고 기사를 중심으로 SNS가 뿌려진다. 근본적으로 기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모니터링센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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