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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 신청했지만 탈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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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39회 작성일 20-07-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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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 신청했지만 탈락한 이유
 종합조사표 유형별 특성·상황 고려 부족…개정 필요

 얼마 전 A 씨의 이야기는 이해가 잘 안 되었다. A 씨는 장애인인데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고 했다. 자신도 잘 움직이지 못하지만 병원 등 외출을 할 때는 큰 아들이 부축을 해준다고 했다.
그런데 A 씨가 문의한 내용은 작은 아들이었다. 작은아들도 장애인이라 활동지원사가 집으로 왔는데 얼마 전부터 안 온다는 것이다.

필자 : “안 오는 이유가 뭐예요?”
A 씨 : “센터에서 못하라고 했답니다.”
필자 : “센터에서 못하라고 했다면 못하게 한 이유가 있을 테니 그 이유를 물어 보세요.”

A 씨의 작은 아들은 발달장애아 같은데 활동지원센터에서 왜 무엇 때문에 A 씨의 작은 아들에게 활동지원을 못하게 했을까.
A 씨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안 된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활동지원을 하다가 안 된다고 한다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 테니 다시 한 번 알아보라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B 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B 씨 : “활동보조를 신청했는데 안 된다고 합디다. 저 보다 나은 사람도 다 하던데 저는 안 된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B 씨는 화가 나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B 씨는 교통사고 장애인인데 왼쪽 대퇴부 절단이고, 오른쪽 다리도 기능저하로 중복장애 2급이다.
B 씨 : “연금공단에서 나왔던데, 두 손이 성하고 머리도 정상이라고 안 된답니다. 그러면서 재신청을 해 보라고 하던데 그게 되겠습니까?”

장애인 활동지원이란 중증장애인들의 오랜 소망이었다. 2000년대에 와서 중증장애인들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모델을 참조하여 활동보조 사업을 시작했다
.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2007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로 시작되었는데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 10월 5일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지원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신청은 주소지 읍 · 면 · 동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신청할 수 있으며, 국민연금공단에서 신청자를 방문하여 조사를 하고
 시 · 군 · 구에 설치된 수급자격심의위원회에서 수급자격 인정 여부 및 활동지원등급을 결정한다.


 
 활동지원 신청.    
그동안 가족이나 자원봉사자들이 하던 일을 국가에서 하게 된 것이다.
 신청자격은 만 6세 이상 65세 미만의 등록 장애인으로 소득수준이나 장애유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등급기준이 있을 때는 1~2급 또는 3급 중복에 한 하였다.

그런데 2019년 7월 1일부터 장애인 등급기준이 축소(폐지)됨으로써 활동지원은 모든 등록장애인에게 허용되었다.
그러나 모든 등록장애인에게 허용되었다는 것은 명분뿐이고 실제로의 활동지원 신청은 1~2급 또는 3급 중복에 한 하였던 종전의 자격에서 더 까다로워진 것이 아닐까 싶다.

활동지원등급은 1구간부터 15구간까지인데 15구간은 42점 이상∼75점 미만이고, 1구간은 465점 이상이다.
 가끔 에이블뉴스 등 언론에서 장애등급 폐지 이후 구간 즉 시간을 잘못 받았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신청에서 아예 탈락되었다는 이야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로 전화를 했다. B 씨는 사상지사와 얘기를 했겠지만 본부에는 ‘장애인지원센터’가 있었다.
담당자에게 B 씨 얘기를 했더니, 활동보조 사업은 그야말로 ‘활동보조’라고 했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에 다니는 등 활동을 하는 사람을 우선 지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활동보조 신청을 하면 공단에서 담당자가 방문하여 주거나 환경 등 여러 가지를 조사하고, 그 외에도 36가지 항목의 종합평가 조사표를 체크하여 42점 이상이 나와야 가능하다고 했다.
필자가 종합평가 조사표를 좀 봤으면 좋겠다고 하자, 보건복지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고 했다.

 종합조사 평가표.    
보건복지부에서 종합평가 조사표를 뽑아보니 과연 B 씨에게 해당되는 항목이 별로 없을 것 같았다. B 씨는 절단장애 2급이라 집안에 들어가서 의족을 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활동보조 사업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어 주변에서도 많은 장애인들이 그 혜택을 받고 있었다. B 씨는 아내도 없이 연세 높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어머니도 연세가 너무 높으셔서 집안일은 거들어 줄 형편이 안 되고, 자신도 나이가 들어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일을 하기가 힘에 부쳐서 하루 몇 시간이라도
반찬이나 청소 등 집안일을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신청했는데 안 된다는 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필자 : “재판정을 신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연금공단 담당자 :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어렵다고 봐야겠지요.”
B 씨에게 공단에 전화를 했던 상황을 이야기하고 종합조사 평가표를 건넸다.

어머니가 치매 초기에 있는 C 씨 가족들이 요양보호를 신청했다. C 씨 가족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가 있어서 C 씨에게 조사 나올 때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조사를 나왔을 때 C 씨는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곧이곧대로 대답을 했기에 요양보호 신청은 불가하다고 했다.

활동지원 종합조사 평가표를 보니 B 씨의 경우에도 활동지원을 받으려면 ‘잘 못한다’는 거짓 대답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도 옷 입고 목욕하고 식사하기 배변, 배뇨 등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 옷을 입고 양말도 신을 수 있지만,
 옷이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이지 알 수가 없고 양말을 신을 수는 있어도 무슨 색인지는 알 수가 없으므로 짝짝이 양말을 신을 수도 있으므로 옷을 못 갈아입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활동지원서비스에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활동지원 시간이 모자란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고 있지만, 아예 활동지원 신청에서 조차 탈락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B 씨에게 다시 한 번 활동지원을 신청해보고 조사가 나오면 무조건 못한다고 거짓 대답을 하라고 해야 할까.

필자가 B 씨에게 조언할 수 있는 것은 활동지원과 상관없이 자활후견기관, 주민센터 그리고 장애인복지관에 반찬지원이나 청소도우미 등의 가사도우미 제도가 있으니 한번 알아보라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시행 중인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첫째, 장애유형별 맞춤형 지원 고려가 미흡하다.
둘째, 혼자 생활이 가능함에도 과도하게 시간을 받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셋째, 가족(다 가족구성원 거주, 배우자와 함께 거주)이 있음에도 독거로 신청하여 지원 시간을 늘려 받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에서 장애 정도가 경한 사람들이 활동지원 시간을 많이 받는 경우 등은 그야말로 거짓 대답을 해서 인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를 15가지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 활동지원 종합평가도 각 유형별로 내용을 달리하여 정말 필요한 장애인에게 필요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맞춤형 활동지원을 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제도가 개정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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