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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제발 살려달라” 절박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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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24회 작성일 20-09-15 09:30본문
중증장애인 “제발 살려달라” 절박한 편지
평생 헌신 아버지 폐암, 활보 부족·연계 한숨
“목욕·대변 도울 이 없어, 조금 더 살고 싶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14 14:12:34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법엽 씨. 와상장애인으로 손, 발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제발 저 좀 도와주시고 살려주세요, 세상에서 조금 더 살고 싶어요.”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법엽 씨(50세, 남)가 특수마우스로 한 글자씩 내려간 절실한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1971년 뇌병변 장애인으로 태어난 이 씨는 중학교 1학년까지 삼육재활학교를 다녔지만, 넘어지는 사고로 목뼈를 다친 이후 사지마비 장애인이 됐다는데요.
손, 발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그는 조금씩 움직이는 머리에 보조기기를 달아 특수마우스로 어렵게 S.O.S를 청해왔습니다.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씨는 사지마비 장애인이 된 이후, 50세가 된 현재까지 아버지의 극진한 보살핌과 활동지원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74세가 된 아버지가 두 달 전쯤 폐암 4기를 진단 받으며,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현재 이 씨의 활동지원 시간은 정부 391시간, 시 추가 70시간을 더한 총 461시간인데요. 약 하루 8시간가량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기 전에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이제까지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웃으면서 살았어요.
아버지가 다 도와주셔서 활동지원 8시간밖에 안 받았어요. 근데 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 입원 하시니 시간이 너무 모자라요.
대변도 아버지가 관장약 넣고 배를 눌러주시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씩 씻어줘야 하는데 저도 죽은 목숨입니다.”
그의 활동지원사와의 통화를 통해 이 씨의 아버지가 현재 순천향대학교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 중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는 73세의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어머니는 오랜 당뇨와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이 씨의 활동지원을 전혀 도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혈압증이 있는 그가 어머니와 단둘이 밤을 지새우던 며칠 전, 기운이 내려가서 급하게 어머니를 깨웠지만, 일어나지 않아 어렵게 컴퓨터로 이모에게 문자를 보내서 위기를 넘겼을 정도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아프신 이후로 매일 우울하고 눈물도 난다. 세상이 힘들다”고 몇 번이고 토로했습니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인천에 거주하는 남동생이 이틀에 한 번, 3시간이 소요되는 이 씨의 집을 찾아 대변, 목욕을 도와주고 있지만, 몸이 좋지 못한 동생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제일 급한 게 대변과 목욕을 도와주는 지원사를 구하는 것이지만, 아산시는 아직 시골이라 찾기 어려워요.
아픈 동생이 어렵게 목욕을 해주고 있고, 지금 목욕을 안 한지가 2주가 지나가요. 제발 부탁합니다. 우리 가족들과 저 좀 도와주세요.”
‘장애인의 목숨이 현실성 없는 활동지원에 저당 잡혀있다’.
언어장애로 통화가 어려운 이 씨를 대신 그의 활동지원사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씨의 활동지원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하고 있다.
제일 먼저 출근해 오줌통을 갈고, 수건으로 몸을 닦고, 욕창 방지를 위한 활동지원, 가사를 돕고 있다”면서 “어머니가 당뇨가 심하고, 보행기 외에는 맨손으로 못 걷는 정도”라고 이 씨의 가족 상황을 알렸습니다.
이어 그는 “열흘 전에도 활동지원사로 일하겠다는 68세 남자가 배우러 왔다. 대소변 처리, 목욕하는 법 등을 알려줬는데, 이후 실습이 이어지지 않았다.
중개기관 담당자가 연계에 신경 쓰는 것 같지만,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 씨의 활동지원 중개기관에 문의한 결과, “시간은 461시간으로 적지 않지만, 연계가 안 되는 것이 문제다.
24시간을 지원받는 다해도 올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무래도 대소변, 목욕 부분이 있어서 난이도가 있다 보니 활동지원 연계가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목욕과 대변 도와주는 사람들 구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워요. 동사무소에서는 전부 도움을 못 준다는 답변뿐입니다. 그럼 저는 죽어야 하나요?”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내년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은 1조4991억원으로, 대상자도 9만9000원으로 확대됐습니다.
활동지원 연계가 어려운 대상자에게 지원하는 가산급여도 1500원으로 50% 인상됐지만 여전히 문턱은 높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제4차 척수플러스포럼’을 개최, 활동지원사의 업무 강도에 따라 단가를 차등 지급하는 ‘활동지원 차등수가제’ 도입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지만, 현재 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풍요 속 빈곤. 급여량이 늘어나도 서비스 난이도가 높은 척수장애인의 경우 기피로 인한 매칭 문제가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습니다.
오늘도 이 씨는 특수마우스를 통해 절박한 심정을 담은 이메일을 보냅니다.
이 씨는 최근 연달아온 태풍 소식으로 하루하루가 ‘고비’라고 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저로서 너무 힘들다며, 메일을 거듭 보냄으로 인해 신경 쓰게 해드려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절실하냐는 질문에 ‘대변’, ‘목욕’, ‘24시간 활동지원’ 3가지를 꼽았습니다. “그저 도와 달라. 진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 씨의 가족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요?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평생 헌신 아버지 폐암, 활보 부족·연계 한숨
“목욕·대변 도울 이 없어, 조금 더 살고 싶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14 14:12:34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법엽 씨. 와상장애인으로 손, 발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제발 저 좀 도와주시고 살려주세요, 세상에서 조금 더 살고 싶어요.”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법엽 씨(50세, 남)가 특수마우스로 한 글자씩 내려간 절실한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1971년 뇌병변 장애인으로 태어난 이 씨는 중학교 1학년까지 삼육재활학교를 다녔지만, 넘어지는 사고로 목뼈를 다친 이후 사지마비 장애인이 됐다는데요.
손, 발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그는 조금씩 움직이는 머리에 보조기기를 달아 특수마우스로 어렵게 S.O.S를 청해왔습니다.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씨는 사지마비 장애인이 된 이후, 50세가 된 현재까지 아버지의 극진한 보살핌과 활동지원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74세가 된 아버지가 두 달 전쯤 폐암 4기를 진단 받으며,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현재 이 씨의 활동지원 시간은 정부 391시간, 시 추가 70시간을 더한 총 461시간인데요. 약 하루 8시간가량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기 전에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이제까지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웃으면서 살았어요.
아버지가 다 도와주셔서 활동지원 8시간밖에 안 받았어요. 근데 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 입원 하시니 시간이 너무 모자라요.
대변도 아버지가 관장약 넣고 배를 눌러주시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씩 씻어줘야 하는데 저도 죽은 목숨입니다.”
그의 활동지원사와의 통화를 통해 이 씨의 아버지가 현재 순천향대학교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 중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는 73세의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어머니는 오랜 당뇨와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이 씨의 활동지원을 전혀 도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혈압증이 있는 그가 어머니와 단둘이 밤을 지새우던 며칠 전, 기운이 내려가서 급하게 어머니를 깨웠지만, 일어나지 않아 어렵게 컴퓨터로 이모에게 문자를 보내서 위기를 넘겼을 정도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아프신 이후로 매일 우울하고 눈물도 난다. 세상이 힘들다”고 몇 번이고 토로했습니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인천에 거주하는 남동생이 이틀에 한 번, 3시간이 소요되는 이 씨의 집을 찾아 대변, 목욕을 도와주고 있지만, 몸이 좋지 못한 동생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제일 급한 게 대변과 목욕을 도와주는 지원사를 구하는 것이지만, 아산시는 아직 시골이라 찾기 어려워요.
아픈 동생이 어렵게 목욕을 해주고 있고, 지금 목욕을 안 한지가 2주가 지나가요. 제발 부탁합니다. 우리 가족들과 저 좀 도와주세요.”
‘장애인의 목숨이 현실성 없는 활동지원에 저당 잡혀있다’.
언어장애로 통화가 어려운 이 씨를 대신 그의 활동지원사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씨의 활동지원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하고 있다.
제일 먼저 출근해 오줌통을 갈고, 수건으로 몸을 닦고, 욕창 방지를 위한 활동지원, 가사를 돕고 있다”면서 “어머니가 당뇨가 심하고, 보행기 외에는 맨손으로 못 걷는 정도”라고 이 씨의 가족 상황을 알렸습니다.
이어 그는 “열흘 전에도 활동지원사로 일하겠다는 68세 남자가 배우러 왔다. 대소변 처리, 목욕하는 법 등을 알려줬는데, 이후 실습이 이어지지 않았다.
중개기관 담당자가 연계에 신경 쓰는 것 같지만,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 씨의 활동지원 중개기관에 문의한 결과, “시간은 461시간으로 적지 않지만, 연계가 안 되는 것이 문제다.
24시간을 지원받는 다해도 올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무래도 대소변, 목욕 부분이 있어서 난이도가 있다 보니 활동지원 연계가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목욕과 대변 도와주는 사람들 구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워요. 동사무소에서는 전부 도움을 못 준다는 답변뿐입니다. 그럼 저는 죽어야 하나요?”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내년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은 1조4991억원으로, 대상자도 9만9000원으로 확대됐습니다.
활동지원 연계가 어려운 대상자에게 지원하는 가산급여도 1500원으로 50% 인상됐지만 여전히 문턱은 높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제4차 척수플러스포럼’을 개최, 활동지원사의 업무 강도에 따라 단가를 차등 지급하는 ‘활동지원 차등수가제’ 도입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지만, 현재 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풍요 속 빈곤. 급여량이 늘어나도 서비스 난이도가 높은 척수장애인의 경우 기피로 인한 매칭 문제가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습니다.
오늘도 이 씨는 특수마우스를 통해 절박한 심정을 담은 이메일을 보냅니다.
이 씨는 최근 연달아온 태풍 소식으로 하루하루가 ‘고비’라고 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저로서 너무 힘들다며, 메일을 거듭 보냄으로 인해 신경 쓰게 해드려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절실하냐는 질문에 ‘대변’, ‘목욕’, ‘24시간 활동지원’ 3가지를 꼽았습니다. “그저 도와 달라. 진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 씨의 가족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요?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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