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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갈 수 없는 송도용궁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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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21회 작성일 20-09-22 09:07본문
장애인은 갈 수 없는 송도용궁구름다리
가파른 오르막 길 등 당사자 이용 '그림의 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21 14:58:48
송도(松島)를 한자로 풀이하면 소나무 섬이다. 우리나라에는 송도라는 유명한 지명이 몇 군데 있는데 제일 유명한 곳이 인천 송도고,
그다음이 부산 송도 그리고 포항 송도가 있고, 개성 송도는 섬 도가 아니고 도읍이라는 송도(松都)이다. 박연폭포 서경덕 황진이가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얘기하는 것은 부산 송도다. 부산 서구 암남동의 해수욕장 일대를 송도라고 한다. 송도해수욕장은 국내 공설 1호 해수욕장으로 1913년에 개장하여 2013년에 개장 10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들은 일본의 삼경(三景) 중의 하나인 미야기현에 위치한 '마쓰시마'를 떠올려 이와 유사한 한국의 해안 절경에 자기 나라의 지명을 이식했다고 한다. 센다이에 위치한 마쓰시마(Matsushima, 松島)가 송도이다.
1950년대 일본인들이 부산에 처음 거류지를 마련한 뒤 부산 서구 암남반도에 있는 거북섬 인근 해안에 소나무를 식재하고 이 일대를 송도해수욕장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 송도는 관광지로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64년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 거북섬까지 구름다리(출렁다리)가 생기고, 1964년 거북섬과 해수욕장 서쪽 언덕을 연결해 설치된 420m 길이의 케이블카, 100m 이상 헤엄쳐 가야 닿았던 다이빙대 포장 유선 등은
송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 중의 명물이었다. 송도 4대 명물이 해상다이빙대, 해상케이블카, 구름다리, 포장 유선이라고 하는데 해수욕장의 쇠퇴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케이블카는 1988년에 운행이 중단됐다.
송도가 한창 번성할 때 필자는 시각장애인들과 포장 유선을 타고 낚시를 하러 다녔다. 시각장애인 중에는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백사장 부근에서 미끼만 준비해가면 나머지 낚시 도구는 포장 유선 선장들이 준비해 주었다.
도다리 망상어 모래무지 재수가 좋으면 장어나 감성돔도 올라왔는데 선장이 즉석에서 회를 떠주었다. 시각장애인이 배를 탈 때는 선장들이 부축해 주므로 당시만 해도 일반적인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하였다.
송도구름산책로.
믿거나 말거나 풍문에 의하면 당시 거북섬에 여러 가지 건물들을 짓는 바람에 거북섬의 기가 눌려서 송도가 망한 거라고 했다
. 송도해수욕장은 쇠퇴하고 시설 노후화 등으로 케이블카도 중단되고 구름다리도 철거되었다. 그 후 송도해수욕장 100주년에 즈음하여
흉물로 남아있던 거북섬의 건축물이 철거되고 케이블카와 구름다리가 복원되고 백사장도 재정비되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서구청에서는 송도지구 복합 해양휴양지 조성사업으로 2013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긴 곡선형 해상산책로인 '송도구름산책로'를 완공했다.
송도구름산책로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걸어 들어가는 듯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일부 구간은 9.3m 아래 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강화유리 바닥으로 돼 있어 스릴감을 맛볼 수 있다.
산책로의 끝에는 휴식공간도 있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도 있다.
송도구름산책로 입구.
그리고 중간의 거북섬에는 젊은 어부와 용왕의 딸 인룡(人龍)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청동 조각상이 세워져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비장애인의 입장이고 양쪽 산책로의 중간에 거북섬이 버티고 있어서 장애인은 이용할 수가 없다.
송도구름산책로는 2013년에 시작하여 2016년 5월 완공되었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은 1997년 4월 10일에 제정되어 일 년이 지난 199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되었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
제4조 (접근권)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송도구름 왼쪽산책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도구름산책로는 장애인은 갈 수 없도록 이쪽저쪽으로 갈라놓았다.
예전에 곰두리봉사단에서 새터민과 다문화 가족에게 부산 관광을 시켜준다기에 필자도 동행했었다. 그때 송도구름산책로를 갔었다.
새터민이나 다문화가족이나 적십자봉사원 등은 보행에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라 구름산책로를 지나고 거북섬을 건너서 스카이워크를 돌아 나왔다.
송도구름산책로 스카이워크는 거북섬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이 200m, 왼쪽이 165m라고 한다.
그런데 이 행사를 기획한 주관단체인 곰두리수송봉사단은 장애인들이라 울퉁불퉁한 바위로 되어 있는 거북섬을 지나갈 수가 없어서 구름산책로 입구에서 기다려야 했다.
에이블뉴스 2017년 6월 7일 "곰두리수송봉사단의 새터민 문화기행" 기사 참조.
그러나 그뿐이었다. 필자도 송도구름산책로의 편의시설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떻게 해보지 않았고 편의시설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단체에서도 이렇다 할 말이 없었다. 서구청이나 부산시에서도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송도용궁구름다리.
그리고 몇 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지난(2020년) 6월 5일 18년 만에 복원된 부산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장했다. 18년 만이라니 어디서부터 18년이라는 것일까?
1964년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 거북섬까지 구름다리(출렁다리)가 생겨 많은 관광객을 불러 보았다.
1960~1980년대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명물로 손꼽히며, 주말 하루 이용객이 3만 5,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87년 태풍 셀마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고 2002년에 결국 철거되었다. 필자도 어릴 때 몇 번 가본 적 있는데 짓궂은 청소년들이 출렁다리를 흔들어대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랑받던 추억의 명물 송도구름다리가 2002년 태풍 셀마 때 파손돼 철거된 지 18년 만에 ‘송도용궁구름다리’로 재탄생하였다.
암남공원에서 바다 건너 작은 무인도인 동섬 상부를 연결하는 길이 127m, 폭 2m의 송도용궁구름다리는 교량과 건축구조가 접목된 복층형 구조로 ‘행운의 열쇠’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과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바다 풍광, 기암절벽이 빚어내는 천혜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간경관조명이 설치되어 밤에는 바다에 떠 있는 신기루와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관광도시 부산 서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송도용궁구름다리.
언론을 통해서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통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 단체에서는 곰두리수송봉사단 등의 후원으로 해마다 한두 차례 부산 근교나들이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를 못 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나들이 코스로 어떨까 싶어서 얼마 전 가족들이랑 답사 겸 송도용궁구름다리에 가 봤다. 그런데 시작부터가 장애인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송도용궁구름다리 입구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운전기사(딸)가 손녀와 함께 필자를 입구에 내려주고 저 아래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까지 주차를 하러 갔다.
곰두리수송봉사단 회원은 장애인 운전자들인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용궁구름다리 입구까지 걸어오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더구나 입구에서 용궁구름다리까지도 가파른 오르막이라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어려울 것이다.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는 그나마 낫겠지만.
그런데 용궁구름다리 입구까지 겨우겨우 올라갔더니 그동안의 어려움을 기우에 불과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장애인은 아예 갈 수 없는 나라였다.
입구에는 안내원이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커피 등 음료수는 입구 책상 위에 두고 가라고 안내를 했다. 안내방송에서는 위험하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필자는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한 풍경이었다.
햇볕은 쨍쨍 내리쬐고, 매미들은 맴맴 쉴 새 없이 울어대는데 주차하러 간 딸은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를 않았다. 아마도 한 2~30분은 족히 지난 것 같았다.
송도용궁구름다리 안내판.
드디어 딸이 주차를 하고 왔지만, 애들하고 딸만 가고 필자는 싫다고 했다. 그렇게 복잡하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안내방송은 연신 위험하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그야말로 장애인은 엄두도 나지 않는 길이었다.
1998년에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은 장애인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 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난 2020년 6월에 개통된 송도용궁구름다리에 장애인은 접근조차 못 하도록 만들어 놓다니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다음날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제4조에 접근권은 있었지만,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어디에도 구름다리에 관한 조항은 없었다.
서구청 문화관광과로 전화를 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가 장애인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했더니“우리도 인수 받은 거라 잘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되레 필자에게 물었다.
장애인은 갈 수 없는 용궁구름다리.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에 명시된 보건복지부(장애인권익지원과)로 전화를 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법에서 접근권은 보장한다면서 그에 대한 세부사항은 없다고 했더니, 모든 것을 법이 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2018년 6월 20일 시행인데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법이고 현실은 현실이라 세부사항에 ‘구름다리’라는 조항은 없음으로 구름다리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은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모양이다.
송도용궁구름다리에 장애인의 접근권은 아예 시도조차 못 하게 차단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국민을 위해서 국·시·구비 49억 원이 투입되어 조성되었다는데, 엄청난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은 국민도 아닌 모양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가파른 오르막 길 등 당사자 이용 '그림의 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21 14:58:48
송도(松島)를 한자로 풀이하면 소나무 섬이다. 우리나라에는 송도라는 유명한 지명이 몇 군데 있는데 제일 유명한 곳이 인천 송도고,
그다음이 부산 송도 그리고 포항 송도가 있고, 개성 송도는 섬 도가 아니고 도읍이라는 송도(松都)이다. 박연폭포 서경덕 황진이가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얘기하는 것은 부산 송도다. 부산 서구 암남동의 해수욕장 일대를 송도라고 한다. 송도해수욕장은 국내 공설 1호 해수욕장으로 1913년에 개장하여 2013년에 개장 10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들은 일본의 삼경(三景) 중의 하나인 미야기현에 위치한 '마쓰시마'를 떠올려 이와 유사한 한국의 해안 절경에 자기 나라의 지명을 이식했다고 한다. 센다이에 위치한 마쓰시마(Matsushima, 松島)가 송도이다.
1950년대 일본인들이 부산에 처음 거류지를 마련한 뒤 부산 서구 암남반도에 있는 거북섬 인근 해안에 소나무를 식재하고 이 일대를 송도해수욕장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 송도는 관광지로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64년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 거북섬까지 구름다리(출렁다리)가 생기고, 1964년 거북섬과 해수욕장 서쪽 언덕을 연결해 설치된 420m 길이의 케이블카, 100m 이상 헤엄쳐 가야 닿았던 다이빙대 포장 유선 등은
송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 중의 명물이었다. 송도 4대 명물이 해상다이빙대, 해상케이블카, 구름다리, 포장 유선이라고 하는데 해수욕장의 쇠퇴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케이블카는 1988년에 운행이 중단됐다.
송도가 한창 번성할 때 필자는 시각장애인들과 포장 유선을 타고 낚시를 하러 다녔다. 시각장애인 중에는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백사장 부근에서 미끼만 준비해가면 나머지 낚시 도구는 포장 유선 선장들이 준비해 주었다.
도다리 망상어 모래무지 재수가 좋으면 장어나 감성돔도 올라왔는데 선장이 즉석에서 회를 떠주었다. 시각장애인이 배를 탈 때는 선장들이 부축해 주므로 당시만 해도 일반적인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하였다.
송도구름산책로.
믿거나 말거나 풍문에 의하면 당시 거북섬에 여러 가지 건물들을 짓는 바람에 거북섬의 기가 눌려서 송도가 망한 거라고 했다
. 송도해수욕장은 쇠퇴하고 시설 노후화 등으로 케이블카도 중단되고 구름다리도 철거되었다. 그 후 송도해수욕장 100주년에 즈음하여
흉물로 남아있던 거북섬의 건축물이 철거되고 케이블카와 구름다리가 복원되고 백사장도 재정비되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서구청에서는 송도지구 복합 해양휴양지 조성사업으로 2013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긴 곡선형 해상산책로인 '송도구름산책로'를 완공했다.
송도구름산책로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걸어 들어가는 듯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일부 구간은 9.3m 아래 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강화유리 바닥으로 돼 있어 스릴감을 맛볼 수 있다.
산책로의 끝에는 휴식공간도 있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도 있다.
송도구름산책로 입구.
그리고 중간의 거북섬에는 젊은 어부와 용왕의 딸 인룡(人龍)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청동 조각상이 세워져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비장애인의 입장이고 양쪽 산책로의 중간에 거북섬이 버티고 있어서 장애인은 이용할 수가 없다.
송도구름산책로는 2013년에 시작하여 2016년 5월 완공되었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은 1997년 4월 10일에 제정되어 일 년이 지난 199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되었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
제4조 (접근권)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송도구름 왼쪽산책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도구름산책로는 장애인은 갈 수 없도록 이쪽저쪽으로 갈라놓았다.
예전에 곰두리봉사단에서 새터민과 다문화 가족에게 부산 관광을 시켜준다기에 필자도 동행했었다. 그때 송도구름산책로를 갔었다.
새터민이나 다문화가족이나 적십자봉사원 등은 보행에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라 구름산책로를 지나고 거북섬을 건너서 스카이워크를 돌아 나왔다.
송도구름산책로 스카이워크는 거북섬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이 200m, 왼쪽이 165m라고 한다.
그런데 이 행사를 기획한 주관단체인 곰두리수송봉사단은 장애인들이라 울퉁불퉁한 바위로 되어 있는 거북섬을 지나갈 수가 없어서 구름산책로 입구에서 기다려야 했다.
에이블뉴스 2017년 6월 7일 "곰두리수송봉사단의 새터민 문화기행" 기사 참조.
그러나 그뿐이었다. 필자도 송도구름산책로의 편의시설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떻게 해보지 않았고 편의시설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단체에서도 이렇다 할 말이 없었다. 서구청이나 부산시에서도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송도용궁구름다리.
그리고 몇 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지난(2020년) 6월 5일 18년 만에 복원된 부산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장했다. 18년 만이라니 어디서부터 18년이라는 것일까?
1964년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 거북섬까지 구름다리(출렁다리)가 생겨 많은 관광객을 불러 보았다.
1960~1980년대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명물로 손꼽히며, 주말 하루 이용객이 3만 5,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87년 태풍 셀마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고 2002년에 결국 철거되었다. 필자도 어릴 때 몇 번 가본 적 있는데 짓궂은 청소년들이 출렁다리를 흔들어대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랑받던 추억의 명물 송도구름다리가 2002년 태풍 셀마 때 파손돼 철거된 지 18년 만에 ‘송도용궁구름다리’로 재탄생하였다.
암남공원에서 바다 건너 작은 무인도인 동섬 상부를 연결하는 길이 127m, 폭 2m의 송도용궁구름다리는 교량과 건축구조가 접목된 복층형 구조로 ‘행운의 열쇠’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과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바다 풍광, 기암절벽이 빚어내는 천혜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간경관조명이 설치되어 밤에는 바다에 떠 있는 신기루와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관광도시 부산 서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송도용궁구름다리.
언론을 통해서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통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 단체에서는 곰두리수송봉사단 등의 후원으로 해마다 한두 차례 부산 근교나들이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를 못 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나들이 코스로 어떨까 싶어서 얼마 전 가족들이랑 답사 겸 송도용궁구름다리에 가 봤다. 그런데 시작부터가 장애인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송도용궁구름다리 입구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운전기사(딸)가 손녀와 함께 필자를 입구에 내려주고 저 아래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까지 주차를 하러 갔다.
곰두리수송봉사단 회원은 장애인 운전자들인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용궁구름다리 입구까지 걸어오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더구나 입구에서 용궁구름다리까지도 가파른 오르막이라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어려울 것이다.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는 그나마 낫겠지만.
그런데 용궁구름다리 입구까지 겨우겨우 올라갔더니 그동안의 어려움을 기우에 불과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장애인은 아예 갈 수 없는 나라였다.
입구에는 안내원이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커피 등 음료수는 입구 책상 위에 두고 가라고 안내를 했다. 안내방송에서는 위험하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필자는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한 풍경이었다.
햇볕은 쨍쨍 내리쬐고, 매미들은 맴맴 쉴 새 없이 울어대는데 주차하러 간 딸은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를 않았다. 아마도 한 2~30분은 족히 지난 것 같았다.
송도용궁구름다리 안내판.
드디어 딸이 주차를 하고 왔지만, 애들하고 딸만 가고 필자는 싫다고 했다. 그렇게 복잡하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안내방송은 연신 위험하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그야말로 장애인은 엄두도 나지 않는 길이었다.
1998년에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은 장애인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 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난 2020년 6월에 개통된 송도용궁구름다리에 장애인은 접근조차 못 하도록 만들어 놓다니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다음날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제4조에 접근권은 있었지만,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어디에도 구름다리에 관한 조항은 없었다.
서구청 문화관광과로 전화를 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가 장애인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했더니“우리도 인수 받은 거라 잘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되레 필자에게 물었다.
장애인은 갈 수 없는 용궁구름다리.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법률」에 명시된 보건복지부(장애인권익지원과)로 전화를 했다.
송도용궁구름다리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법에서 접근권은 보장한다면서 그에 대한 세부사항은 없다고 했더니, 모든 것을 법이 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2018년 6월 20일 시행인데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법이고 현실은 현실이라 세부사항에 ‘구름다리’라는 조항은 없음으로 구름다리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은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모양이다.
송도용궁구름다리에 장애인의 접근권은 아예 시도조차 못 하게 차단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국민을 위해서 국·시·구비 49억 원이 투입되어 조성되었다는데, 엄청난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은 국민도 아닌 모양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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