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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와 장애인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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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39회 작성일 21-02-16 08:37본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15 15:34:15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다.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설 명절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끝나는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는 2단계로,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완화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그동안 밤 9시까지였는데 15일부터는 밤 10시까지 연장되지만 5인 이상 모임금지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몇몇 장애인들에게서 넋두리 같은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설 연휴에도 2.5단계 거리두기로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이 모일 수 없게 되었다는 하소연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5인 이상’에 헷갈려 하는 것 같다. 5인 이상(以上)은 5를 포함하므로 5인 이상 집합금지는 4인 까지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에는 직계가족이라도 그동안 거주지가 다르게 떨어져서 생활한다면 5인 이상 집합금지에 해당이 된다고 했다.
물론 5인 이상 집합금지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은 비장애인 위주이기는 하지만, 이번 설에는 시댁이나 친정에도 오지 말라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A 씨는 중증장애인이다. 평소에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지하철이 없는 곳은 두리발(장애인콜택시)을 이용한다.
A 씨의 고향은 경남 고성이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계신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인데 고향을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A 씨는 설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고민이었다. 어머니가 그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데 니는 몸도 불편하니 이번 설에는 오지 말아라.” A 씨는 아쉽지만 이번 설에는 고향에 안 가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그런데 며칠 후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는 노발대발 했다. “니가 장남인데 조상님 제사에도 안 온다는 기 말이 되느냐!”
A 씨에게도 자녀가 둘 있는데 둘 다 성인이라 타 지방에 가 있다. 코로나 시대가 아니라면 애들이 A 씨 집에 와서 다 같이 고향으로 갈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는 실정이다.
딸은 코로나 때문에 못 온다고 했고, A 씨의 아들이 기특하게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겠다고 했다. A 씨가 심사숙고하여 찾아 낸 방안.
먼저 A 씨 아들이 설 전전날 고향으로 바로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뵙고, A 씨 부부는 차도 없고 운전을 못하므로 작은 동생이 승용차로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그 사이에 아들은 부산 집으로 와서 기다리라고 했단다. A 씨도 아들을 못 본 지 오래 되었으므로.
설 전날 작은 동생이 A 씨를 고향 집 앞에 내려 주고 동생은 돌아간단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계시고 A 씨 부부까지 4인이다.
A 씨 부부가 고향집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아내는 어머니와 같이 차례음식을 장만하고,
다음 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고향 집을 떠나면 이번에는 큰동생 부부가 온다는 것이다. 그 중간에 작은 동생이 부모님 얼굴만 뵙기로 하고.
A 씨가 고향으로 떠나기 전 필자에게 전화로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해서 넋두리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방역에 대응하는 정부 방침이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누군가가 신고를 한다면 1인 당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된다는 것이다.
A 씨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서 확인을 했다.
A 씨는 5인 이상 집합금지는 너무한 처사 같다고 했다. 세 명의 자녀가 있는 부부라면 부모하고 아이 세 명도 이미 5인 이상인데, 어떻게 부모님을 뵈러 가겠느냐는 것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1년에 한두 번 명절에만 볼 수 있는데, 정부의 방역 수칙이라는 것이 가족들과도 못 만나게 하는 제도라는 것에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
예전에는 명절에 고향 가는 것에 대해서 며느리 등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었다. 정부가 설 연휴 기간 동안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고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이제는 명절이 되어도 모이지 말자는 것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가족들끼리도 부모자식이 뿔뿔이 찢어져야 하기 때문에 부부 자식 간에도 고향에 가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B 씨도 고향이 다른 지방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라 고향에도 안 간단다. 그렇다면 부모님 차례는 어떻게 하려나.
“그래서 부모님은 제가 다 부산으로 모셔 왔고, 동생들은 못 오게 했습니다.”
장애인 C 씨는 부모님이 부산에 사신다. 그렇지만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형제자매들이 한꺼번에 다 모이지는 못하고 순번을 정해서 부모님을 뵐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모처럼 형제자매들이 모이는 자리였는데, 코로나가 뭔지 그것마저 못하게 해서 참 서글펐습니다.”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코로나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5인 이상 집합금지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한다. 비장애인은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서 5인 이상은 집합금지라고 하면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아동, 노인, 장애인에게 특혜를 베푸는 것 같지만,
한편 생각해 보면 아동, 노인, 장애인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에서 예외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타인 즉 장애인의 활동지원사와 접촉했을 경우 코로나 확진자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만약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라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거나.
필자가 잘 아는 D는 비장애인 학생인데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러 놀았다. 그런데 그 친구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아버지가 확진자라 그 딸과 D를 포함한 친구들도 전부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이었지만 14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만약 장애인이 확진자나 자가격리라면 누가 어떻게 그 장애인을 돌봐 줄 것인가.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다.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설 명절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끝나는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는 2단계로,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완화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그동안 밤 9시까지였는데 15일부터는 밤 10시까지 연장되지만 5인 이상 모임금지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몇몇 장애인들에게서 넋두리 같은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설 연휴에도 2.5단계 거리두기로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이 모일 수 없게 되었다는 하소연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5인 이상’에 헷갈려 하는 것 같다. 5인 이상(以上)은 5를 포함하므로 5인 이상 집합금지는 4인 까지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에는 직계가족이라도 그동안 거주지가 다르게 떨어져서 생활한다면 5인 이상 집합금지에 해당이 된다고 했다.
물론 5인 이상 집합금지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은 비장애인 위주이기는 하지만, 이번 설에는 시댁이나 친정에도 오지 말라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A 씨는 중증장애인이다. 평소에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지하철이 없는 곳은 두리발(장애인콜택시)을 이용한다.
A 씨의 고향은 경남 고성이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계신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인데 고향을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A 씨는 설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고민이었다. 어머니가 그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데 니는 몸도 불편하니 이번 설에는 오지 말아라.” A 씨는 아쉽지만 이번 설에는 고향에 안 가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그런데 며칠 후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는 노발대발 했다. “니가 장남인데 조상님 제사에도 안 온다는 기 말이 되느냐!”
A 씨에게도 자녀가 둘 있는데 둘 다 성인이라 타 지방에 가 있다. 코로나 시대가 아니라면 애들이 A 씨 집에 와서 다 같이 고향으로 갈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는 실정이다.
딸은 코로나 때문에 못 온다고 했고, A 씨의 아들이 기특하게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겠다고 했다. A 씨가 심사숙고하여 찾아 낸 방안.
먼저 A 씨 아들이 설 전전날 고향으로 바로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뵙고, A 씨 부부는 차도 없고 운전을 못하므로 작은 동생이 승용차로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그 사이에 아들은 부산 집으로 와서 기다리라고 했단다. A 씨도 아들을 못 본 지 오래 되었으므로.
설 전날 작은 동생이 A 씨를 고향 집 앞에 내려 주고 동생은 돌아간단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계시고 A 씨 부부까지 4인이다.
A 씨 부부가 고향집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아내는 어머니와 같이 차례음식을 장만하고,
다음 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고향 집을 떠나면 이번에는 큰동생 부부가 온다는 것이다. 그 중간에 작은 동생이 부모님 얼굴만 뵙기로 하고.
A 씨가 고향으로 떠나기 전 필자에게 전화로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해서 넋두리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방역에 대응하는 정부 방침이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누군가가 신고를 한다면 1인 당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된다는 것이다.
A 씨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서 확인을 했다.
A 씨는 5인 이상 집합금지는 너무한 처사 같다고 했다. 세 명의 자녀가 있는 부부라면 부모하고 아이 세 명도 이미 5인 이상인데, 어떻게 부모님을 뵈러 가겠느냐는 것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1년에 한두 번 명절에만 볼 수 있는데, 정부의 방역 수칙이라는 것이 가족들과도 못 만나게 하는 제도라는 것에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
예전에는 명절에 고향 가는 것에 대해서 며느리 등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었다. 정부가 설 연휴 기간 동안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고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이제는 명절이 되어도 모이지 말자는 것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가족들끼리도 부모자식이 뿔뿔이 찢어져야 하기 때문에 부부 자식 간에도 고향에 가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B 씨도 고향이 다른 지방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라 고향에도 안 간단다. 그렇다면 부모님 차례는 어떻게 하려나.
“그래서 부모님은 제가 다 부산으로 모셔 왔고, 동생들은 못 오게 했습니다.”
장애인 C 씨는 부모님이 부산에 사신다. 그렇지만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형제자매들이 한꺼번에 다 모이지는 못하고 순번을 정해서 부모님을 뵐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모처럼 형제자매들이 모이는 자리였는데, 코로나가 뭔지 그것마저 못하게 해서 참 서글펐습니다.”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코로나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5인 이상 집합금지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한다. 비장애인은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서 5인 이상은 집합금지라고 하면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아동, 노인, 장애인에게 특혜를 베푸는 것 같지만,
한편 생각해 보면 아동, 노인, 장애인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에서 예외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타인 즉 장애인의 활동지원사와 접촉했을 경우 코로나 확진자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만약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라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거나.
필자가 잘 아는 D는 비장애인 학생인데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러 놀았다. 그런데 그 친구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아버지가 확진자라 그 딸과 D를 포함한 친구들도 전부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이었지만 14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만약 장애인이 확진자나 자가격리라면 누가 어떻게 그 장애인을 돌봐 줄 것인가.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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