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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는 발달장애인 치료감호 국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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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77회 작성일 21-04-0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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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기 8배 넘는 11년간 구금, “중대한 차별행위”
장차법상 손해배상 청구…국제사회 진정도 검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3-30 17:17:35

치료 대상이 아님에도 이유 없이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치료감호소에 구금된 발달장애인이 국가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적장애인의 11년 치료감호에 대한 국가배상청구 및 장애인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자폐성장애인에 대해서는 법원에 구제 조치를 요청했다.

■재범 위험성 없는데…형기 8배, 11년간 ‘지옥생활’

소송 당사자인 지적장애인 황 모 씨는 2009년 범죄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지만,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형기의 8배가 넘는 11년 4개월 동안 치료감호소에 수용됐다가 지난해 12월 말에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치료감호법 제1조에 규정된 ‘치료감호’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심신장애 상태 등에서 범죄행위를 한 사람을 대상으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재범 방지 및 사회 복귀가 목적이다.
치료감호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범의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황 씨의 경우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 0점으로 위험 수준 ’하‘에 해당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치료감호 종료‘ 의견도 받았다.
그런데도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이를 무시한 채 불합격 통보만을 내려, 기약 없는 구금 생활을 지속해야 했던 것.

이에 연구소, 원곡법률사무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은 지난해 12월 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치료감호를 중단할 것을 진정했고, 진정 2주 만에 받아들여져 석방된 상태다.

■기약없는 강제구금 ing, “수용자 폭행” 고통

또 다른 원고인 자폐성장애인 이 모 씨 역시 2019년 구속 이후, 1년 6개월의 형기를 다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감호소에 수용돼 있다.

“제 아들은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삶의 의미를 저버린 채 눈이 돌아가고, 몸무게도 현저히 빠지는 등
열악하고 갇혀있는 폐쇄공간에서 가슴 졸이며 살고 있습니다.”(원고 이 모 씨 어머니 A씨)

이 씨는 언제 나갈지 모르는 막막함 속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병동 안 수용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아무런 저항하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다고.

그의 어머니 A 씨는 입장문을 통해 “치료가 되기는커녕 제대로 된 의료진도 없다”면서 “소박하지만, 부모 형제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와 정해진 병원에서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발달장애인 배제·격리한 차별”, 국가 손배소

연구소와 소송 공동대리인단(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원곡법률사무소)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치료감호는 이들을 사회에서 배제하고 격리하는 기능만을 하게 되는
 “중대한 차별행위”라며, 국가의 책임을 묻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도 치료감호소에 구금된 이 씨의 구제를 위한 임시조치청구도 함께 신청했다.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치료감호는 재범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있는 경우 받게 돼 있다. 사법부 통제가 없는 행정 구금 성격이기 때문에
국가로서는 신중하게 종료 여부를 심사해야 하지만,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심사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음으로 인한 차별이 존재한다”면서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국가배상법상 책임이 아닌,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은 모든 입증 책임이 원고가 부담하는 반면,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은 책임이 전환된다”면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기준으로 차별적인 구금을 한 것에, 어떠한 치료 필요성이 있었기에 오랜 기간 구금 생활을 하게 했는지 대한민국이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에 대한 임시조치청구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면 빨라야 1, 2년이 걸리며, 이 씨의 구금 생활이 계속되기 때문에 임시조치를 신청했다”면서
“더이상의 치료 필요성도 없는데도 구금당하면서 고립당하고 있는 피해를 막아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수정 서울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감옥에 갇히며 분리하고 배제하는 나라에서 자식을 낳은 엄마로서 참담한 심경”이라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피력했다.


■발달장애인 치료감호 실태, 국제사회 고발까지

한편, 이번 발달장애인 치료감호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된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치료감호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5조 ’고문 또는 잔혹한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나 차별로부터의 자유‘를 명백하게 위반한다는 설명이다.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류다솔 변호사는 “국가의 법 집행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선명하게 보이는 사안으로, 유엔에 진정하는 절차를 검토 중에 있다”면서
“세계인권선언, 자유권 규약에 따르면 어느 누구도 장애를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아야 하며, 어느 누구도 자의적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무분별한 치료감호는 고문방지협약상의 고문에도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장애인권리특별보호관, 자유권위원회나 고문방지위원회 등에 개인 진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안이 공론화되고 법 제도적인 변화가 이뤄져서 원고들의 피해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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