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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재활난민, 조속한 맞춤형 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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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28회 작성일 21-05-24 08:51본문
장애인 일상 회복, 사회복귀 위한 종합적 시스템 구축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5-21 15:01:13
사람들은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에 간다.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의료인은 병원에 온 환자들을 치료해서 고쳐준다.
그런데 병원에 온 환자들은 다친 정도 또는 병의 경중에 따라 외래에서 진료만 하는 환자도 있고, 입원해서 치료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을 찾는데 경미한 상처나 감기 등은 1차 병원인 동네 의원을 찾는다.
1차 의원에서 치료가 잘 안 되는 사람은 2차 병원으로 가야하고, 2차 병원에서도 어려울 것 같으면 3차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을 1차, 2차, 3차로 구분한 것은 1차 병원은 누구나 갈 수가 있지만, 2차 또는 3차 병원은 1차 병원에서 써 준 의뢰서가 있어야 진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병원을 구분한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무조건 2차 병원이나 3차 병원으로의 몰림(쏠림) 현상이나 과잉 진료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로 이루어져 있고 그리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친다.
의학은 날로 발전하여 웬만한 상처와 질병은 다 치료한다. 그러나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아직도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누가 다치고 싶거나 병들고 싶겠는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으로 다치거나 병이 들고 그중에서 일부분은 치유되지 않고 고착화 되어 장애로 남게 된다.
병원에 환자가 가면 환자는 치료가 되어서 좋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도 고객이고 고객은 왕이다. 고객이 왕이라는 것은 고객이 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고객은 왕이 아닌 모양이다. 고객이 왕이 아니므로 병원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원하라고 한다.
예전에는 산재 장애인은 한 병원에서 몇 년씩 장기 입원하여 재활치료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 병원에서 장기입원은 안 된다.
수술환자들도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가 되면 퇴원하라고 한다.
얼마 전 고관절 수술을 한 A 장애인은 수술 후 2주쯤 되자 퇴원하라고 했다. 퇴원해서 집으로 가면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하므로 그럴 수도 없었다.
주위에서 요즘은 요양병원이 잘 되어 있으니 요양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A 씨는 비교적 시설이 좋다는 B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A 씨는 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했으므로 물리치료 등으로 재활해서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입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A 씨를 보더니 “이년, 이년이 여기 왜 왔는데?” 삿대질하면서 욕을 하고 달려들더란다.
간호사들이 놀라서 할머니를 급히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는 했지만, 평소에도 부정맥이 있던 A 씨는 너무 놀라서 진정이 안 되더라고 했다.
A 씨는 겨우 진정한 후에는 더 이상 B 요양병원에는 있을 수가 없어서 퇴원했다.
그러나 집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할 상황이 아니라서 다시 다른 곳을 알아보았더니 재활전문 병원이 있다고 해서 C 병원에 입원을 했고, 한 달쯤 후에 혼자서 거동할 수 있어서 퇴원을 했다.
요양병원은 노인전담은 아니고 노인성 질환을 위한 병원이었다, 그 할머니는 치매가 있는 사람이었다.
지난 5월 17일(월요일) 아침 KBS2 TV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시그널(signal)이라는 코너에 김윤희 프로파일러가 나와서 재활난민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었다.
1997년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 온 한 청년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추락했다. 청년은 뇌를 다쳐서 길고 긴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의 재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지만, 병원에서는 다른 곳으로 가라고 전원을 종용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병간호를 위해서 생업도 포기하고 아들 곁에 붙어 있었다. 그동안 아들은 재활난민이 되어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2019년 5월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는 나가라고 했다.
2019년 7월 2일 아버지는 더 이상 갈 데도 없다면서 아들과 함께 생을 마감했다. 방송은 재활난민에 대해서 죽은 아들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을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재연한 내용이었다.
김윤희 프로파일러는 첫 번째 시그널로 병원과의 갈등을 들었다. 아들이 입원해 있는 동안 침대에 주사바늘이 떨어져 있고,
약봉지가 제대로 봉합도 안 되어 있는 등 병원이 환자에게 소홀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그 부분은 인정했지만 아들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 가족들이 오랫동안의 재활난민 생활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서 조그만 것이라도 꼬투리를 잡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시그널은 장기입원 환자였고 세 번째 시그널은 재활난민이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 장기 입원 환자는 갈 곳이 없어서 재활난민 신세가 된다.
병원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원일수를 줄여야 하는데 장기입원은 병원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어떤 상처나 질병이 며칠 또는 몇 년 만에 깨끗이 치유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서는 퇴원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들과 함께 세상을 하직했다.
필자는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서 재활난민을 보고는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지인에게 문의를 했다. 지금으로써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정부에서 돈이 없으니 어쩌겠느냐고 했다. 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병원과 가정의 중간과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게 문의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이 그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그 방송을 한번 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이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서 재활난민 편을 봤다고 했다. 요즘은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로 할 수 있으므로.
이찬우 사무총장은 방송을 봤더니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라고 했다. 방송에서 첫 번째 문제는 중증 장애인의 간병을 가족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통합간병인 제도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통합간병인은 거동이 가능한 사람만 이용할 수가 있고
방송에서처럼 중증 장애인은 사실상 통합간병인제도는 이용할 수도 없어서 개인 간병인을 이용하려면 엄청난 비용 때문에 부득이 가족이 전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스웨덴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의료적 재활이 끝나면 사회적·직업적 재활로 이어지는 등 정부와 사회가 맞춤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부러웠다고 했다.
두 번째는 병원과의 갈등 때문에 전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장애인을 책임져야 함에도 퇴원을 종용하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세 번째 재활난민이라고 했는데, 척수협회 등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재활난민’이라는 용어가 많은 사람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처럼 재활난민이라는 용어가 거론되자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전국에 재활의료기관을 지정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을 찾아보았다. 재활의료기관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18조(재활의료기관의 지정 등) 규정에 따라 지정했다고 한다.
정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은 1차 지정 26곳, 2차 지정 19곳으로 현재는 45곳인데 차차 늘려나갈 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용대상자가 뇌·척수손상·골절 환자 등이 발병 후 90일 이내에 짧게는 3주, 길게는 180일 정도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재활의료기관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용대상자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180일은 의료적 재활은 몰라도 사회적·교육적·직업적 재활은 엄두도 못 낼 기간이라고 했다.
척수장애인협회에서는 정부에서 재활의료기관을 지정하기 이전부터 「일상홈」이라는 척수장애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터라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되면 의료적 재활과 거의 동시에 절망과 고통이 시작된다. 누구나 자신이 장애인이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그 절망과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 제일 먼저 행하는 것이 ‘자살’이다. 물론 대부분이 미수에 그치지만.
그러나 비장애인일 때 장애인과 교류가 있었던 사람은 절망과 고통이 아니라 “내게도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재활에 전념하게 된다.
필자 주변에도 그런 장애인이 더러 있다.
정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은 예외로 하고 대부분의 장애인은 의료적인 재활이 끝난 후에는 갈 곳이 없어서 가정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가정은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기에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것은 절망과 고통뿐이라 여러 번의 자살미수 사건을 겪는다.
어떤 시각장애인은 7~8번의 자살 미수 사건을 겪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다 허비하고 빈털터리가 된 다음에야 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찾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답습하는 장애인이 아직도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척수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일상홈’ 같은 것도 필요하지만
‘일삼홈’은 척수장애인을 위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되어 절망과 고통 속에서 헤매는 사람이 척수장애인뿐만이 아니다.
장애인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의 일상을 회복시켜 사회구성원으로 환원시키기 위해서는 돈 몇 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물론 장애인에게는 일차적으로 의료적인 것이 필요하겠지만, 그다음에는 재활, 교육, 직업 등 다방면의 맞춤형 서비스가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맞춤형 서비스는 아니지만, 현재도 종합병원에는 의료사회사업가가 있고, 각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에는 긴급복지지원금이 있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모든 것이 신청자 우선이므로 본인이나 가족이 이를 알고 신청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아울러 맞춤형 서비스제도가 하루빨리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5-21 15:01:13
사람들은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에 간다.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의료인은 병원에 온 환자들을 치료해서 고쳐준다.
그런데 병원에 온 환자들은 다친 정도 또는 병의 경중에 따라 외래에서 진료만 하는 환자도 있고, 입원해서 치료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을 찾는데 경미한 상처나 감기 등은 1차 병원인 동네 의원을 찾는다.
1차 의원에서 치료가 잘 안 되는 사람은 2차 병원으로 가야하고, 2차 병원에서도 어려울 것 같으면 3차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을 1차, 2차, 3차로 구분한 것은 1차 병원은 누구나 갈 수가 있지만, 2차 또는 3차 병원은 1차 병원에서 써 준 의뢰서가 있어야 진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병원을 구분한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무조건 2차 병원이나 3차 병원으로의 몰림(쏠림) 현상이나 과잉 진료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로 이루어져 있고 그리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친다.
의학은 날로 발전하여 웬만한 상처와 질병은 다 치료한다. 그러나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아직도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누가 다치고 싶거나 병들고 싶겠는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으로 다치거나 병이 들고 그중에서 일부분은 치유되지 않고 고착화 되어 장애로 남게 된다.
병원에 환자가 가면 환자는 치료가 되어서 좋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도 고객이고 고객은 왕이다. 고객이 왕이라는 것은 고객이 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고객은 왕이 아닌 모양이다. 고객이 왕이 아니므로 병원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원하라고 한다.
예전에는 산재 장애인은 한 병원에서 몇 년씩 장기 입원하여 재활치료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 병원에서 장기입원은 안 된다.
수술환자들도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가 되면 퇴원하라고 한다.
얼마 전 고관절 수술을 한 A 장애인은 수술 후 2주쯤 되자 퇴원하라고 했다. 퇴원해서 집으로 가면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하므로 그럴 수도 없었다.
주위에서 요즘은 요양병원이 잘 되어 있으니 요양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A 씨는 비교적 시설이 좋다는 B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A 씨는 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했으므로 물리치료 등으로 재활해서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입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A 씨를 보더니 “이년, 이년이 여기 왜 왔는데?” 삿대질하면서 욕을 하고 달려들더란다.
간호사들이 놀라서 할머니를 급히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는 했지만, 평소에도 부정맥이 있던 A 씨는 너무 놀라서 진정이 안 되더라고 했다.
A 씨는 겨우 진정한 후에는 더 이상 B 요양병원에는 있을 수가 없어서 퇴원했다.
그러나 집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할 상황이 아니라서 다시 다른 곳을 알아보았더니 재활전문 병원이 있다고 해서 C 병원에 입원을 했고, 한 달쯤 후에 혼자서 거동할 수 있어서 퇴원을 했다.
요양병원은 노인전담은 아니고 노인성 질환을 위한 병원이었다, 그 할머니는 치매가 있는 사람이었다.
지난 5월 17일(월요일) 아침 KBS2 TV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시그널(signal)이라는 코너에 김윤희 프로파일러가 나와서 재활난민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었다.
1997년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 온 한 청년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추락했다. 청년은 뇌를 다쳐서 길고 긴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의 재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지만, 병원에서는 다른 곳으로 가라고 전원을 종용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병간호를 위해서 생업도 포기하고 아들 곁에 붙어 있었다. 그동안 아들은 재활난민이 되어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2019년 5월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는 나가라고 했다.
2019년 7월 2일 아버지는 더 이상 갈 데도 없다면서 아들과 함께 생을 마감했다. 방송은 재활난민에 대해서 죽은 아들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을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재연한 내용이었다.
김윤희 프로파일러는 첫 번째 시그널로 병원과의 갈등을 들었다. 아들이 입원해 있는 동안 침대에 주사바늘이 떨어져 있고,
약봉지가 제대로 봉합도 안 되어 있는 등 병원이 환자에게 소홀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그 부분은 인정했지만 아들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 가족들이 오랫동안의 재활난민 생활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서 조그만 것이라도 꼬투리를 잡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시그널은 장기입원 환자였고 세 번째 시그널은 재활난민이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 장기 입원 환자는 갈 곳이 없어서 재활난민 신세가 된다.
병원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원일수를 줄여야 하는데 장기입원은 병원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어떤 상처나 질병이 며칠 또는 몇 년 만에 깨끗이 치유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서는 퇴원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들과 함께 세상을 하직했다.
필자는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서 재활난민을 보고는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지인에게 문의를 했다. 지금으로써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정부에서 돈이 없으니 어쩌겠느냐고 했다. 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병원과 가정의 중간과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게 문의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이 그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그 방송을 한번 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이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서 재활난민 편을 봤다고 했다. 요즘은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로 할 수 있으므로.
이찬우 사무총장은 방송을 봤더니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라고 했다. 방송에서 첫 번째 문제는 중증 장애인의 간병을 가족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통합간병인 제도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통합간병인은 거동이 가능한 사람만 이용할 수가 있고
방송에서처럼 중증 장애인은 사실상 통합간병인제도는 이용할 수도 없어서 개인 간병인을 이용하려면 엄청난 비용 때문에 부득이 가족이 전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스웨덴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의료적 재활이 끝나면 사회적·직업적 재활로 이어지는 등 정부와 사회가 맞춤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부러웠다고 했다.
두 번째는 병원과의 갈등 때문에 전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장애인을 책임져야 함에도 퇴원을 종용하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세 번째 재활난민이라고 했는데, 척수협회 등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재활난민’이라는 용어가 많은 사람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처럼 재활난민이라는 용어가 거론되자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전국에 재활의료기관을 지정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을 찾아보았다. 재활의료기관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18조(재활의료기관의 지정 등) 규정에 따라 지정했다고 한다.
정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은 1차 지정 26곳, 2차 지정 19곳으로 현재는 45곳인데 차차 늘려나갈 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용대상자가 뇌·척수손상·골절 환자 등이 발병 후 90일 이내에 짧게는 3주, 길게는 180일 정도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재활의료기관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용대상자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180일은 의료적 재활은 몰라도 사회적·교육적·직업적 재활은 엄두도 못 낼 기간이라고 했다.
척수장애인협회에서는 정부에서 재활의료기관을 지정하기 이전부터 「일상홈」이라는 척수장애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터라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되면 의료적 재활과 거의 동시에 절망과 고통이 시작된다. 누구나 자신이 장애인이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그 절망과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 제일 먼저 행하는 것이 ‘자살’이다. 물론 대부분이 미수에 그치지만.
그러나 비장애인일 때 장애인과 교류가 있었던 사람은 절망과 고통이 아니라 “내게도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재활에 전념하게 된다.
필자 주변에도 그런 장애인이 더러 있다.
정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은 예외로 하고 대부분의 장애인은 의료적인 재활이 끝난 후에는 갈 곳이 없어서 가정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가정은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기에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것은 절망과 고통뿐이라 여러 번의 자살미수 사건을 겪는다.
어떤 시각장애인은 7~8번의 자살 미수 사건을 겪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다 허비하고 빈털터리가 된 다음에야 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찾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답습하는 장애인이 아직도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척수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일상홈’ 같은 것도 필요하지만
‘일삼홈’은 척수장애인을 위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되어 절망과 고통 속에서 헤매는 사람이 척수장애인뿐만이 아니다.
장애인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의 일상을 회복시켜 사회구성원으로 환원시키기 위해서는 돈 몇 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물론 장애인에게는 일차적으로 의료적인 것이 필요하겠지만, 그다음에는 재활, 교육, 직업 등 다방면의 맞춤형 서비스가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맞춤형 서비스는 아니지만, 현재도 종합병원에는 의료사회사업가가 있고, 각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에는 긴급복지지원금이 있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모든 것이 신청자 우선이므로 본인이나 가족이 이를 알고 신청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아울러 맞춤형 서비스제도가 하루빨리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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