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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로 가야 할까?" 탈시설장애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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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46회 작성일 21-07-27 10:28본문
8월부터 571→482시간 ‘뚝’…“생존권 위협”
연금공단·시청 민원 제기, “인간답게 살고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7-26 16:48:05
“매일 매일 불안해요. 어느 한 명이 죽어야만 바뀔까요?”
경기 성남시 해피유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최영민 씨(49세, 남)가 온몸을 뒤틀며, 한 글자 한 글자 힘겹게 내뱉었다.
올해 2월 충북 음성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 꽃동네에서 나와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영민 씨는 요즘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24살에 꽃동네로 들어가 25년의 세월 동안 시설 생활을 했던 그가 오죽했으면,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하나’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 바로 원망스러운 장애인활동지원 시간때문이다.
■8월부터 571→482시간 ‘뚝’ “두렵다”
중증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영민 씨는 손과 발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며, 모든 일상생활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는다. 2명의 활동지원사가 체험홈으로 출근해 매일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함께 한다.
입에 스틱을 문 채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 그는 요즘 폭염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에도 제약이 생겼다.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아름누리’ 평생교육학교에 다니는 그는 외출 시, 활동지원사가 조이스틱을 잡고 이동해야 한다.
현재 영민 씨가 받는 활동지원 시간은 월 총 571시간에 불과하다. 활동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15구간 중 6구간을 판정받은 그는 330시간,
탈시설장애인을 위한 자립준비 특별지원급여 20시간 등 국비로 350시간을 받는다.
그리고 경기도 추가 137시간, 경기도 자립준비 69시간, 학교생활 5시간, 성남시 추가시간 10시간까지 포함하는 시간이다.
문제는 오는 8월이 되면 6개월 간 주어지는 자립준비 특별지원급여(국비 20시간, 도비 69시간)가 만료된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인데, 89시간마저 깎이면 482시간만 남는다. 장애가 심한 영민 씨는 여기저기 하소연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에 재판정과 이의신청을 했지만, 역시 6구간으로 같았다. 연금공단은 조사표까지 보여주며 더 이상의 시간을 내어줄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답답한 마음에 성남시청에 방문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뿐이었다. 입에 스틱을 물고, 힘겹게 청와대 국민청원을 넣었지만, 20명만이 동의한 채 쓸쓸히 마무리됐다.
■갑작스러운 강직, “생명 위협 두려워”
영민 씨에게 활동지원은 생존권이다. 협심증과 강직이 심한 그는 활동지원사가 떠난 새벽시간이 고비다. 갑작스럽게 강직이 오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서 근육이완제 등의 주사를 맞아야 한다.
체험홈에 와서 벌써 2번 정도 응급상황에 놓였지만, 다행스럽게도 활동지원사가 곁에 있어서 응급실로 갈 수 있었다.
“지난주에도 강직이 심하게 와서 위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다행스럽게 센터 담당자들이 자리에 함께 있어서 응급실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혼자 놓이면 저는 어쩌죠?”
만약 8월부터 시간이 줄어들면, 이마저도 어려워 생존이 위태로울까 봐 두렵다고 했다. 특히 요즘 시간이 줄어든다는 스트레스로 강직이 심하게 올 때가 많다.
영민 씨의 방에는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 가능한 응급호출기가 설치돼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버튼을 누를 수 없어 무용지물이다.
서비스 제공 시간을 조정해 새벽시간 좀 더 서비스를 받고, 다음날 오전 출근을 좀 늦추면 어떠냐는 질문에는 ‘생리현상 문제 때문에 오전 출근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연휴 많은 9월, 하루하루 답답한 시간만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추석 연휴가 있는 9월에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까지 활동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탈시설 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그가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이다.
영민 씨는 탈시설한 자신이 인간답게 살 수 있길, 또 자신의 꿈을 꼭 이룰 수 있게 활동지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냥 (시설에서) 나오고 싶었다”며 웃는 영민 씨의 꿈은 사회복지사다.
“나 같은 장애인을 위해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그는 “나 같이 탈시설한 장애인이 나와서 활보 시간을 못 받으면 어떡하냐”면서 자신보다 다른 장애인을 더 걱정하기도 했다.
영민 씨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벌써 여러 차례 지겹도록 말해왔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뿐이다.
“많은 고민 끝에 자립생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온 시설로 돌아가야 할까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있을 때 성남시 활동지원 추가시간 좀 늘려주세요.”
한편, 이 같은 영민 씨의 사연에 성남시 또한 안타깝지만, 시가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당사자분은 현재 도비 최대 시간인 137시간과 성남시 추가로 10시간 받고 계신다”라면서
“2년 전에는 성남시 자체적으로 60시간, 193시간 제공이 있었지만, 도비가 변경되면서 없어지고 받을 수 있는 최대 시간이 10시간뿐이다. 시간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연금공단·시청 민원 제기, “인간답게 살고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7-26 16:48:05
“매일 매일 불안해요. 어느 한 명이 죽어야만 바뀔까요?”
경기 성남시 해피유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최영민 씨(49세, 남)가 온몸을 뒤틀며, 한 글자 한 글자 힘겹게 내뱉었다.
올해 2월 충북 음성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 꽃동네에서 나와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영민 씨는 요즘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24살에 꽃동네로 들어가 25년의 세월 동안 시설 생활을 했던 그가 오죽했으면,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하나’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 바로 원망스러운 장애인활동지원 시간때문이다.
■8월부터 571→482시간 ‘뚝’ “두렵다”
중증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영민 씨는 손과 발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며, 모든 일상생활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는다. 2명의 활동지원사가 체험홈으로 출근해 매일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함께 한다.
입에 스틱을 문 채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 그는 요즘 폭염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에도 제약이 생겼다.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아름누리’ 평생교육학교에 다니는 그는 외출 시, 활동지원사가 조이스틱을 잡고 이동해야 한다.
현재 영민 씨가 받는 활동지원 시간은 월 총 571시간에 불과하다. 활동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15구간 중 6구간을 판정받은 그는 330시간,
탈시설장애인을 위한 자립준비 특별지원급여 20시간 등 국비로 350시간을 받는다.
그리고 경기도 추가 137시간, 경기도 자립준비 69시간, 학교생활 5시간, 성남시 추가시간 10시간까지 포함하는 시간이다.
문제는 오는 8월이 되면 6개월 간 주어지는 자립준비 특별지원급여(국비 20시간, 도비 69시간)가 만료된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인데, 89시간마저 깎이면 482시간만 남는다. 장애가 심한 영민 씨는 여기저기 하소연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에 재판정과 이의신청을 했지만, 역시 6구간으로 같았다. 연금공단은 조사표까지 보여주며 더 이상의 시간을 내어줄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답답한 마음에 성남시청에 방문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뿐이었다. 입에 스틱을 물고, 힘겹게 청와대 국민청원을 넣었지만, 20명만이 동의한 채 쓸쓸히 마무리됐다.
■갑작스러운 강직, “생명 위협 두려워”
영민 씨에게 활동지원은 생존권이다. 협심증과 강직이 심한 그는 활동지원사가 떠난 새벽시간이 고비다. 갑작스럽게 강직이 오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서 근육이완제 등의 주사를 맞아야 한다.
체험홈에 와서 벌써 2번 정도 응급상황에 놓였지만, 다행스럽게도 활동지원사가 곁에 있어서 응급실로 갈 수 있었다.
“지난주에도 강직이 심하게 와서 위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다행스럽게 센터 담당자들이 자리에 함께 있어서 응급실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혼자 놓이면 저는 어쩌죠?”
만약 8월부터 시간이 줄어들면, 이마저도 어려워 생존이 위태로울까 봐 두렵다고 했다. 특히 요즘 시간이 줄어든다는 스트레스로 강직이 심하게 올 때가 많다.
영민 씨의 방에는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 가능한 응급호출기가 설치돼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버튼을 누를 수 없어 무용지물이다.
서비스 제공 시간을 조정해 새벽시간 좀 더 서비스를 받고, 다음날 오전 출근을 좀 늦추면 어떠냐는 질문에는 ‘생리현상 문제 때문에 오전 출근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연휴 많은 9월, 하루하루 답답한 시간만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추석 연휴가 있는 9월에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까지 활동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탈시설 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그가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이다.
영민 씨는 탈시설한 자신이 인간답게 살 수 있길, 또 자신의 꿈을 꼭 이룰 수 있게 활동지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냥 (시설에서) 나오고 싶었다”며 웃는 영민 씨의 꿈은 사회복지사다.
“나 같은 장애인을 위해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그는 “나 같이 탈시설한 장애인이 나와서 활보 시간을 못 받으면 어떡하냐”면서 자신보다 다른 장애인을 더 걱정하기도 했다.
영민 씨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벌써 여러 차례 지겹도록 말해왔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뿐이다.
“많은 고민 끝에 자립생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온 시설로 돌아가야 할까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있을 때 성남시 활동지원 추가시간 좀 늘려주세요.”
한편, 이 같은 영민 씨의 사연에 성남시 또한 안타깝지만, 시가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당사자분은 현재 도비 최대 시간인 137시간과 성남시 추가로 10시간 받고 계신다”라면서
“2년 전에는 성남시 자체적으로 60시간, 193시간 제공이 있었지만, 도비가 변경되면서 없어지고 받을 수 있는 최대 시간이 10시간뿐이다. 시간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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