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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등편의법 철회” 꼼짝 않는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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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67회 작성일 22-02-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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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제한 여전·신축 등 한계, 반대에도 일방 추진
“엉터리 개정 철회”…복지부, “개정 후 폐지 검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2-15 17:18:13

정부가 편의점 등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기준을 강화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애계가 “편의점 대부분이 출입금지구역”이라면서 개정 입법을 철회할 것을 다시금 압박했다.

지난해 입법예고 기간 2000여 건의 반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청와대가 책임지고 철회해야 한다는 것.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의 생활편의시설 이용 및 접근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 개정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닥면적 기준 폐지 아닌 변경? 쏟아진 반대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속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을
현재 300제곱미터(약 90명) 이상에서, 50제곱미터(약 15평) 이상으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며, 현재 개정 중이다.

입법예고만 보면, 15평 이상이면 무조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포 후 시행일을 기준으로 새로 신축, 개축, 증축되는 건물에 한정하고 있으므로 시행일 전까지 지어진 건물의 생활편의시설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바닥면적 기준 때문에 들어갈 수 없던 곳에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새롭게 지어진 곳에만 적용되고, 50제곱미터 이하의 작은 음식점, 제과점 등은 여전히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공대위를 중심으로 장애계는 오랫동안 바닥면적 기준을 폐지하라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법적 소송 등을 진행해왔다.
입법예고 기간에도 100여개 장애인단체와 공익법률가단체는 반대의견서를 우편으로 제출했으며,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1000여건, 1802명의 서명 제출도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김성연 사무국장은 “장애인등편의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나고 많은 건물이 들어섰지만,
미비한 법 규정으로 여전히 내가 찾는 식당에 마음대로 갈 수 없다.
차별행위가 버젓이 있음에도 복지부는 아무런 대안도,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서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면적 기준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은 차별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국무회의 거쳐 시행 앞둬, “국제적 망신”

보건복지부에 확인한 결과, 현재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 50제곱미터로 변경하는 내용의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근 규제심사를 통과해 빠르면 오는 4월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관계자는 “규제심사가 6개월 이상 걸려서 지난주 통과했다.
현재 국무조정실로 넘어간 상태”라면서 “이후 법제처 심사를 통과해 국무회의를 지나면 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4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애계의 규탄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특히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예외조항은 장애인 등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반하므로 무효’라고 판결 내린 만큼, 시행령 개정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바닥면적
기준을 폐지한 장애인등편의법 개정안 또한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휠체어 사용자인 법무법인 한남 이재근 변호사는 “어떠한 특혜나 기득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가고 있는,
내일도 가고, 내년에도 가는 당연한 권리에 대해서 우리도 고민하지 않고, 제한당하지 않고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정당한 요구에 대해 뒤로 숨지 말고 앞으로 나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1층이 있는 삶’ 보장을 외쳤다.

사단법인 두루 이주언 변호사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도 바닥면적 제한을 두지 말라고 권고했으며, 오는 8월 우리 정부는 유엔 심의를 앞두고 있다.
바닥면적을 줄이는 것으로 답변한다면 국제적 망신”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바닥면적 제한을 두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면적 제한을 뒀다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 적극적으로 경사로를 설치하게 해 고객을 유치하고,
필요하다는 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고객을 넓혀가야 한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해서 바닥면적 기준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다시 청와대로, 복지부 "우선 개정 후 검토"

장애계는 개정안 입법예고가 진행되던 지난해 7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장애인등편의법 속 바닥면적 기준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별다른 답변 없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떠넘겼다.

이에 공대위는 문재인정부에서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결해달라며 다시금 청와대를 찾아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장추련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동하지 못하고, 편의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40년간 식당을 갈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면서 “다음 정권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여전히 편의점에 못가고 길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관계자는 “입법예고를 통해서도 반대의견을 수렴했고, 법원의 유효한 판결도 나온만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규제심사도 어렵게 진행된 만큼 우선적으로 이번 개정이 중요하다. 일단 50제곱미터로 변경한 후, 그 다음 단계에서 바닥면적 기준 폐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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