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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도 받기 어려워요” 장애인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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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37회 작성일 22-02-14 10:56본문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뇌병변 장애인 박대왕 씨는 조심스럽게 전동 휠체어를 몰았다. 핸들을 조작하는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숙달된 운전 솜씨에 불안함이 느껴졌다. 덜커덩. 연석 경사로를 오르는 휠체어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다.
보도블록은 솟았다 꺼지길 반복했다. 바퀴가 타고 넘기 힘든 턱은 도처에 있었다. 어떤 길목은 주차된 차량으로 막혀서 지나갈 수조차 없었다.
계절은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눈앞에 왕복 4차로 도로가 길게 펼쳐졌다.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왕복 1시간 반 가까이 바람을 맞으며, 차를 피해 가며 휠체어를 운전했다. 어디 놀러 가는 게 아니었다.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 코로나19 검사받으러…전동 휠체어 몰고 왕복 1시간 반
지난해 12월, 박 씨가 이용하는 복지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차로는 10분이면 가는 거리였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장애인 콜택시를 불렀다. 목적지를 말하니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차량을 매개로 감염될 수 있어서 태울 수 없다고 했다. 막막했다. 시설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휴일이라 그것도 쉽지 않았다.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전동 휠체어를 몰고 직접 보건소로 갈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무엇보다 갈 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로 가야 하는데 차도로 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매우 불쾌했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 확진자와 접촉했던 중증 장애인 최송아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검사소에 갈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박대왕 씨와 마찬가지 이유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었다.
보건소에 연락하니 보건소 앞까지만 오면 돕겠다고 했다. 답답했다. 거기까지 못 가니까 그러는 건데 말이다. 복지시설 관계자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박 씨처럼 휠체어를 몰고 가야 했을 것이다.
검사를 받으려고 발을 동동 구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최 씨는 힘겹게 말했다. "힘들었어요."
■ "장애인들이 코로나19 검사 제대로 못 받는 건 차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장애인 콜택시가 선별진료소 운행을 하지 않아서 검사도 제대로 못 받는 것은 '차별'이라는 게 광주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주장이다.
정부가 적극적 검사를 권장해 놓고도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장애인을 위험에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냈다.
장애인들의 항의 뒤, 광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안을 내놨다.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해서 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콜택시 운행을 하지 않던 방침을 바꾼 것이다.
콜택시 운전사 등을 매개로 다른 장애인들에게까지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료소 운행 전담 차량을 운행하기로 했다.
진료소 운행 전담 차량 운영으로 장애인들의 요구가 해결됐을까? 유례없는 감염병의 시대에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결이 다르다.
'예전 같은 일상을 못 누린다'는 수준이 아니다. 삶을 꾸려 나가기조차 버거운 경우가 많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도 어렵다는 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3년째 이어지는 재난 상황, 감염병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려는 얼마나 있었는가? 보건소를 가려 거리를 헤매야 했던 장애인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숙달된 운전 솜씨에 불안함이 느껴졌다. 덜커덩. 연석 경사로를 오르는 휠체어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다.
보도블록은 솟았다 꺼지길 반복했다. 바퀴가 타고 넘기 힘든 턱은 도처에 있었다. 어떤 길목은 주차된 차량으로 막혀서 지나갈 수조차 없었다.
계절은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눈앞에 왕복 4차로 도로가 길게 펼쳐졌다.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왕복 1시간 반 가까이 바람을 맞으며, 차를 피해 가며 휠체어를 운전했다. 어디 놀러 가는 게 아니었다.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 코로나19 검사받으러…전동 휠체어 몰고 왕복 1시간 반
지난해 12월, 박 씨가 이용하는 복지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차로는 10분이면 가는 거리였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장애인 콜택시를 불렀다. 목적지를 말하니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차량을 매개로 감염될 수 있어서 태울 수 없다고 했다. 막막했다. 시설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휴일이라 그것도 쉽지 않았다.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전동 휠체어를 몰고 직접 보건소로 갈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무엇보다 갈 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로 가야 하는데 차도로 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매우 불쾌했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 확진자와 접촉했던 중증 장애인 최송아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검사소에 갈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박대왕 씨와 마찬가지 이유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었다.
보건소에 연락하니 보건소 앞까지만 오면 돕겠다고 했다. 답답했다. 거기까지 못 가니까 그러는 건데 말이다. 복지시설 관계자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박 씨처럼 휠체어를 몰고 가야 했을 것이다.
검사를 받으려고 발을 동동 구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최 씨는 힘겹게 말했다. "힘들었어요."
■ "장애인들이 코로나19 검사 제대로 못 받는 건 차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장애인 콜택시가 선별진료소 운행을 하지 않아서 검사도 제대로 못 받는 것은 '차별'이라는 게 광주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주장이다.
정부가 적극적 검사를 권장해 놓고도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장애인을 위험에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냈다.
장애인들의 항의 뒤, 광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안을 내놨다.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해서 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콜택시 운행을 하지 않던 방침을 바꾼 것이다.
콜택시 운전사 등을 매개로 다른 장애인들에게까지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료소 운행 전담 차량을 운행하기로 했다.
진료소 운행 전담 차량 운영으로 장애인들의 요구가 해결됐을까? 유례없는 감염병의 시대에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결이 다르다.
'예전 같은 일상을 못 누린다'는 수준이 아니다. 삶을 꾸려 나가기조차 버거운 경우가 많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도 어렵다는 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3년째 이어지는 재난 상황, 감염병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려는 얼마나 있었는가? 보건소를 가려 거리를 헤매야 했던 장애인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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