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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버스 타기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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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60회 작성일 22-02-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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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도 부족, 탑승 환경도 문제 산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2-11 13:27:33

다리가 불편한 A 장애인이 우리 사무실에 오겠다고 했다. 집이 대연동이라 버스 한 번 만 타고 부산역에서 내리면 된다고 했다.

A 씨 : “저는 버스 못 타는데요.”

아차 싶었다. 장애인이 버스를 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A 씨는 휠체어도 타지 않고 목발도 짚지 않기에 버스는 탈 수 있을 줄 알았다.

A 씨 : “버스는 어디에 설지도 모르고, 그리고 너무 높아서 못 탑니다.”

버스가 어디에 정차할 지 몰라서 타기 어렵다는 것은 지체장애인뿐 아니다. 몇 해 전 안마수련원에서 공부하는 시각장애인 B 씨가 아침에 집을 나올 때는
가족이 버스를 태워 주지만 수련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갈 때는 버스 번호를 알 수가 없으므로 생각다 못해 버스 번호를 쓴 팻말을 들고 있었다고 했다.

버스 번호를 쓴 팻말을 들고 있으면 다른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이 알려 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버스 기사가 번호를 보고는 그 앞에 버스를 세워주기도 했었다고 했다.
지금은 활동지원사가 있어서 그런 일을 별로 없겠지만, 그리고 B 씨는 지하철이 없는 동네에 살고 있었다.

A 씨의 경우 대연동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서면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도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앞서 얘기했듯이 버스가 어디에 설지 몰라서 뛰어갈 수가 없으므로 버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A 씨가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지하철은 승강장에 표시된 곳에 기다리고 있으면 정확하게 그 앞에 정차했고 지하철 문이 열리고 그대로 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버스는 어디에 설지도 잘 모를뿐더러 버스를 타는 곳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지하철은 가끔 승강장과 지하철의 간격이 벌어져서 발 빠짐을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나오기도 하지만 승강장에서 지하철은 그냥 평지다.
그래서 발만 내딛으면 옮겨 탈 수가 있다. 그런데 버스를 타려면 발을 높이 올려야 되므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은 너무 어렵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도는 차도보다 25cm 정도 높다. 이 부분도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필자가 대충 재 본 높이다.
저상버스를 제외하고 일반 버스는 앞문으로 타는데 차도에서 버스 높이는 인도 높이 보다는 약간 높은 것 같으므로 35cm쯤 되는 것 같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모 버스 회사에 전화로 문의했더니 정확한 것은 잘 모르고 버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략 3~40cm쯤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인도가 차도보다 25cm 높고 버스가 35cm쯤 된다고 했을 때, 버스가 인도 가까이 정차하면 장애인도 10cm 정도는 그런대로 탈 수가 있을 것이고 그 높이라면 노인들도 별 문제없이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부산에도 버스 베이(bus bay)라 해서 버스정류장이 지정되어 있었지만, 버스는 버스 베이 부근에 정차하지만,
인도 가까이에 정차하는 버스를 별로 본 적이 없다. 물론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를 제외하고라도 일반 버스를 장애인이 이용하기는 정말 어렵다.

대부분의 대로변에는 차도보다 25cm 정도가 높여진 인도가 있다.
그런데 버스는 인도에서 100cm 이상 떨어진 곳에 정차하므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런 거리를 뛰어가서 35cm 쯤 되는 승강장을 올라가야 한다,

건장한 청장년이 아니라면 뛰어가서 35cm의 버스에 올라타기란 무리다. 하물며 장애인은 버스 타기가 더욱 어렵다.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가끔이라서 시간 맞추기가 어렵지만, 저상버스가 있어서 그런 어려움은 잘 모른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2월 20일부터 부산에서도 서면에서 충무동 구간은 BRT가 시행되었다. 버스중앙노선제는 부산역 정류장 같은 곳은 2차선이지만 대부분은 1차선이다.
그 결과 끼어들기를 위한 곡예 운전은 없어졌지만, 차선 넓이가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버스가 정류장 인도에 가까이 붙이지는 않는다.

정류장 인도 높이가 25cm이고 버스가 승강장 높이가 35cm라면 버스가 인도에 1~20cm쯤에 정차해 준다면 누구라도 쉽게 버스를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버스는 정류장 인도에서 20cm 이상 떨어지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어떤 버스는 인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서 정차했다.

그래서 젊고 팔팔한 청장년들은 풀쩍 뛰어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도 있지만 멀리 내딛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인도에 내려섰다가 다시 버스를 타는 일까지 벌어졌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도 지하철이 없으므로.

버스 기사들이 정류장 인도 가까이에 붙여 주면 버스에 타고 내리기가 훨씬 수월할 텐데,
버스 기사들이 인도에서 20cm 이상 떨어진 곳에 정차하는 것은 시간에 쫓겨서일까 아니면 그게 편리하기 때문일까?
버스 기사들이 손님들의 타고 내리는 것은 조금도 생각을 안 하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이 없는 동네에 사는 장애인은 버스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이 글을 쓰려고 준비하던 며칠 전 아침 우연히 MBN 뉴스에 버스가 비쳤다. 강원도 정선군에서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와와버스’가 있다고 했다.
‘와와버스’는 정선군의 공용 버스 정책인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좋은 정책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했다.

“와와버스는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기존의 반세기 이상을 민영 운수회사들이 운영하던 방식을
우리 군에서 다 그 영업권을 다 인수를 하고 해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그런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최승준 정선군수의 말씀인데 MBN 전국네크워크에서 발췌했다.

정선군의 ‘와와버스’가 얼마나 좋은 제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필자가 본 것은 버스 승강장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정선군에도 인도는 차도 보다 제법 높은 곳에 있었지만,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리는데 버스 승강장이 너무 높아서 버스 기사가 부축해 주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버스 정류장에 지붕도 있고 벽도 있고 의자도 있다. 어떤 정류장에는 의자에 열선도 들어오고
송풍기도 있는 등 버스 정류장이 여러 가지로 좋아지고 있지만, 정작 버스를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추억의 버스 안내양이 부활하고 있다고 했다. 예전 버스에는 버스기사 외에 버스차장이 있었다.
그러다가 버스 차장이 비하용어라고 해서 버스 안내양으로 바뀌었는데 버스 안내양의 임무는 버스요금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 외에 만원 버스에서 승객을 밀어 넣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을 알려 주기도 했고, 버스 안팎의 청소도 도맡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버스 토큰이 나오면서 버스 안내양은 사라졌는데 몇 해 전부터 버스 안내양이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버스가 카드 요금제이므로 버스 안내양의 임무는 시골 버스에서 어르신들의 상하차를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이다.
시골버스의 승하차 도우미는 일자리도 창출하고 좋은 발상인 것 같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버스 계단을 좀 나추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상버스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저상버스를 이용하려면 많이 기다려야 하고, 거기다가 시간에 쫓기는지 저상버스 기사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다고 한다.
저상버스가 보편화 되면 교통약자들도 버스 타기가 좀 수월해 지려나.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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