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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발달장애인 과잉진압·폭행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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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929회 작성일 22-09-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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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증거에도, 사실 은폐·거짓 진술 불송치 결정
“검찰 직접 수사하라” 이의신청…재발방지책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9-20 15:25:39

발달장애인이 억울하게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행을 당했지만, 경찰은 결국 ‘쉬쉬’ 했다.
CCTV에 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당사자가 아닌 경찰의 진술만을 들어주며, ‘혐의 없음’ 이라는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

더욱이 불송치 결정 통지서에는 ‘식칼이 있는 주방을 바라보며’ 등의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거짓 진술이 담겨 장애계의 분노를 이끌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2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달장애인을 폭행한 경찰에 대한 불송치 결정을 규탄하며, 검찰이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도록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쾅쾅쾅’ 자정에 들이닥친 경찰, 다짜고짜 폭행

앞서 연구소는 올해 3월 14일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및 불법체포 사건을 규탄했다.

연구소 자료와 당사자의 주장을 종합하면, 올해 1월 31일 자정이 넘은 시각,
경기도 평택시에 자립 후 혼자 거주하는 지적장애인 A씨(남)는 다음날 부모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집안 청소 및 반려견을 목욕시키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A씨의 이웃이 ‘개가 너무 크게 짖는다’며 동물 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 두 명이 집 앞을 찾아왔다.
인터폰을 했지만, A씨는 목욕 중이라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그 후 경찰이 대문을 세게 두드렸고, A씨는 속옷 차림으로 화장실에서 나와 경찰과 마주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경찰은 체포 이유, 변호인 선임권, 진술 거부권 등을 고지하지 않고 수갑을 채운 뒤,
A씨의 어깨와 가슴을 몇 차례에 걸쳐 밀치고 침대에 눕혀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는 평소 A씨가 자신의 반려견을 관찰하고자 설치한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이 (신체를)짓눌러 아프기도 했지만, 너무나 억울하고 창피했어요. 여자 경찰 앞에서 팬티만 입고 있는 데다가
남자 경찰은 상황을 설명하려고 하는데도 무시하고 계속 윽박지르기만 했어요. 너무나 화가 나고 속상했습니다.”(피해 당사자 A씨)

원곡법률사무소, 재단법인 동천은 현행범 체포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않은 점, 단순 제지를 넘어 엄연히 발달장애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을 이유로,
형법 제124조 및 125조와 장애인복지법 제59조 위반으로 2월 25일 해당 경찰들을 고소했다.

■‘제 식구 감싸기’ 불송치 결정, “불법적 폭행” 분통

그리고 그 후 2개월 정도 흐른 5월 10일. 해당 경찰서는 ‘혐의가 없다’면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발달장애가 있는 고소인의 말은 신뢰가 안 가는 반면, 경찰 피의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며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마무리 지은 것.

경찰의 불송치 결정 통지서에는 ‘눈이 충혈된 상태로 양손에는 피가 흐르고 있어’ , ‘베란다로 나가려 했기 때문에’ ,
‘식칼이 있는 주방을 바라보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이동하려고 해서’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 동천 김윤진 변호사는 “직권 남용 체포와 관련해서 피의자인 경찰이 체포 후에 주거에 진입했다는 이유로 혐의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경찰은 당사자와 대화 과정에서 동의 없이 현관에 진입했고, 이를 내보내려 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공무집행 방해로 현행범 체포를 강행한 것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적 체포, 직권을 남용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불송치 결정 통지서 속 ‘식칼이 있는 주방을 바라보며’ 등이 기입된 것에 해서도 “당시 경찰은 피해자가 갈증으로 물을 달라고 하고,
바지를 입으려고 이동하려 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발달장애인 편견을 이용해 위험성을 왜곡, 과장하고 있다”면서
“과연 경찰 측에서 CCTV 영상을 본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멱살을 잡고 삿대질을 하고 가슴을 밀치고 목을 조르는 것이 피해자를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입니까. 이는 폭행, 그것도 직무 수행 과정에서 부당하게 가한 불법적 폭행입니다.”

피해 당사자 A씨도 “그날 경찰들은 먼저 허락 없이 제집에 발을 들여놓고서 제가 항의하자 함부로 바닥에 눕힌 뒤 뒤에서 밀었다.
CCTV에도 나오는 사실인데, 조사받을 때 조금 말실수했다고 사실인 게 사실 아닌 게 되냐”면서 “저는 칼을 찾거나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고 움직인 게 아니라
허리가 아프고 목말라 물을 마시고 싶었을 뿐이다. 왜 이런 것들을 하나도 믿어주지 않냐”고 억울함을 토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 이의신청, 재발방지책 요구

연구소는 이날 검찰이 직접 해당 사건을 수사하라며 이의신청 제기와 함께 재발방지책을 위해 실효성 있는 장애특성별 초기대응 훈련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연구소 김강원 센터장은 경찰청이 스스로 만든 수사매뉴얼 속 ‘장애정도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등을 언급하며
“현실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은 휴짓조각에 불과하다”고 경찰의 대응에 비판을 쏟아냈다.

김 센터장은 “사법절차에서 장애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다뤄진다. 가해자 말만 근거로 피해는 없는 것이 되며,
장애로 인한 어려움 불리함을 위해 편의 제공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무시되기 일쑤”라면서
“초기단계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식별하고 지원할 것인지 이제는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경찰청의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인 자폐성 자조모임인 estas 이원무 활동가는 지적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성인인 지적장애인에게 반말을 쓰고 제압하려고 했던 것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
‘식칼’이라는 단어를 통해 지적장애인은 사후 폭력 등의 돌발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활용했단 것은
지적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혐오하고 배제하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발달장애인은 시설에 수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고, 장애를 고쳐야 하는 의료적 패러다임의 팽배한 현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는 기회가 없다 보니 서로 이해할 여지는 거의 없고 혐오와 편견이 자라나기 쉬운 환경“이라면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대로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등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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